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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츄아쿠] 꽃은 여전히 떨어질 줄을 몰랐다. 본문

문호 스트레이독스

[츄아쿠] 꽃은 여전히 떨어질 줄을 몰랐다.

Fong 2017. 4. 22. 22:45

아쿠타가와 오른쪽 전력 60

내가 봄을 불렀어.

널 주려고

남자가 사랑할 때 中


추천 BGM : 今、咲き誇る花たちよ/コブクロ (Goose house Cover) https://youtu.be/rS87DCftyao





벚꽃잎이 막 떨어지기 시작할 무렵은 꽃놀이에 술을 곁들이기에 가장 좋은 날이다. 밤하늘에 흐드러지는 벚꽃을 바라보며 따뜻한 청주를 마시며 잠시나마 여유를 만끽하는 순간은 일 년 중 단 며칠만 가능했다. 그것도 날씨가 좋은 초봄에만 가능한 것이었기에 그리 쉬운 일도 아니었다.

오자키 코요는 가능하면 매년 꽃놀이를 즐기는 편이었다. 오지카는 이 짧은 시간들을 제법 사랑하는 편인지라 요코하마에서 즐기지 못한다면 타 지역에서 즐기고 올 정도로 좋아했다.

그 중에서도 오자키가 자주 가는 요정[料亭]은 식당이 연못 위에 지어진 곳이었다. 특히나 가장 왼쪽에 있는 방이 아름다웠다. 여름에는 아름다운 연꽃들이 보이는 방인데, 봄에는 연못과 방 주위의 벚꽃과 수선화가 피어 아름다운 곳이었다.


“나카하라의 이름으로 예약이 되어있다고?”


오자키가 먼저 예약하려 했던 방이 이미 예약되어 있었다. 그것도 자신이 데려온 아이의 이름이었다. 오자키를 따르는 충실한 부하는 그래도 어떻게 변경해줄 수 없냐며 물고 늘어졌는지 오자키를 잘 아는 가게의 주인이 ‘2월부터 두 배나 되는 예약금을 지불했다.’며 예약이 여렵다는 이야기도 오자키에게 알렸다.

2월부터 예약할 정도로 꽃놀이를 좋아하던 아이였던가. 술은 좋아했지만 와식[和食]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 그야말로 요즘 젊은이의 입맛에 가까운 사람이었다. 꽃을 좋아하느냐면 그것도 아니었다. 오자키에게 꽃을 선물한 적은 많았지만 본인은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무슨 연유로?


“그래서 누님이 마음에 드신다고 했던 다른 방으로 예약을 했습니다만... 어떻게 할까요?”

“아쉽지만 그걸로 만족해야지.”


요즘은 쉽게 자리를 비워선 안 될 시기였다. 그리 만족스러운 곳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꽃놀이를 쉬는 건 하고 싶지 않아서 결국 가기로 결정했다. 나카하라가 예약한 시간과 같은 시간이었다. 나카하라와 마주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와 같이 20분 전에 주차장에 도착했다. 부하가 열어주는 문을 열고 나오자 입구쪽으로 걸어가는 익숙한 뒷모습이 보였다. 모자에 한쪽 머리카락만 기른 주황색 머리에 어깨에 코트를 걸친 키가 아담한 남자는 필시 나카하라였고, 그 옆에 조금 더 키가 큰 검은 머리카락에 검은 코트를 걸친 깡마른 사람은 오자키의 기억이 확실하다면 다자이의 밑에 있었던 아쿠타가와였다.

저 두 사람이 왜? 라는 생각으로 시선을 두다가 두 사람이 손을 맞잡을 것을 보고는 오호, 하는 감탄사를 내뱉었다. 입구로 올라가는 계단을 몇 발자국 더 앞서 올라가던 나카하라가 갑자기 뒤따라오는 아쿠타가와를 돌아보았다.

돌아본다는 것을 알아차린 오자키가 자신의 곁에 서있던 부하를 잡아 끌어 차 사이로 몸을 숨기게 했다. 오자키의 부하는 아직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상태로 몸을 수그렸고 뒤따라온 다른 부하들도 마찬가지로 영문을 모르는 상태로 몸을 숨겼다.

나카하라의 얼굴이 아쿠타가와의 얼굴에 잠시 겹쳐졌다가 떨어졌다. 한 번 부드럽게 웃어주고는 조금 더 늦어진 아쿠타가와의 손을 잡아 이끌었다. 두 사람이 완전히 요정안으로 들어갈 때 까지 오자키는 그 상태를 유지했다. 혹여나 이동 중인 복도에서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제야 의문이 풀렸다. 오자키가 나카하라에게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같이 꽃을 보러 오렴, 이라고 말해주었을 때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이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어릴 때부터 시키는 대로 곧잘 하던 아이였다. 이것까지 자신이 말한 대로 할 줄은 몰랐다.

통로를 지나친 것을 확인한 후에 오자키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주차장의 안쪽을 가볍게 살폈다. 오지키의 기억에 남아있는 차는 한 대도 없는 것을 보니 나카하라는 새로 산 차를 타고 온 모양이었다.


“나카하라에게 들키지 않게 조용히 있다 가자구나.”


여유롭게 불어오는 봄바람에 기분이 좋아졌다. 나카하라에게도 봄바람이 불기 시작했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으면서도 내심 마음을 놓았다. 상대가 같은 포트 마피아이고 설령 도망친다 하더라도 두 사람을 능가하는 사람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잘 된 일이라고 생각했다. 호위 하나 없이 단 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을 정도로 진행된 사이라는 것은 조금 놀라웠지만, 아무렴 어떤가. 두 사람이 좋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나카하라가 그 일행과 함께 방을 나갔다고 들은지 삼십분이 지나고 나서 오자키는 방을 빠져나왔다. 곤란하게 생각할 나카하라와 아쿠타가와를 위한 배려이기도 했다. 직장상사이자 나카하라의 보호자와도 같은 자신에게 보여지면 곤란할 것이라 생각했다. 워낙에 자신에 대해 작게 생각하고 있는 아이이지 않은가.

그렇게 만족스러운 꽃놀이는 아니었으나 다른 즐거운 일이 있어 만족스러웠다. 소개는 언제쯤 해 주려나 싶은 생각에 벌써부터 웃음이 나왔다. 유유히 식당의 계단을 밝고 내려오는데, 앞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늘 같이 식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도 좋았어. 너랑 꽃구경 하면서 보낼 수 있어서.”


아쿠타가와와 나카하라의 목소리였다. 산책을 하고 돌아갈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오자키는 황급히 발걸음을 멈추었다. 나카하라와 아쿠타가와는 아무것도 모른 상태로 천천히 걷고 있었다. 허리에 손을 두르는 것도 아니고 손을 잡은 상태로 붙어 있는 모습이 귀엽긴 했으나 이 상황은 오자키가 원하던 상황은 아니었다.


“네가 꽃구경 하고 싶다고 그랬잖아. 내가 본 꽃 중에선 여기가 가장 예쁘거든, 그래서 너랑 오고 싶었어.”


발걸음 소리가 멈췄다. 의외로 가까운 곳에 차가 있는 모양이었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차의 잠금쇠가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차의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한 명이 올라타는 것 같았다. 순조로운 연애생활을 보내고 있는 모양이었다.


“소생이... 언제 그런 말을....”

“기억 안나? 본부 앞에 목련 봉오리를 보면서 말했잖아.”


그 말을 했던 것이 2월이었던가, 참으로 지극정성이었다. 그러니까 최소 2월 전부터는 교제중인 사이였다는 것인데, 도대체 언제부터 두 사람이 손을 잡고 식사를 하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은 사이가 된 것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랬던가요? 죄송합니다. 기억이....”

“기억 못해도 상관없어. 가장 아름다운 곳에서 너랑 있고 싶었을 뿐이니까.”


나카하라가 또 눈을 내리깔기 시작하는 아쿠타가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 손길이 부끄러우면서도 행복한지 살짝 웃었다. 머리를 쓰다듬던 손은 자연스럽게 아쿠타가와의 뺨을 감싸 쥐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입술이 닿았다. 마지막으로 먹었던 딸기맛이 감돌았다.

나카하라가 좀 더 고개를 숙여서 입안을 깊게 파고들자, 아쿠타가와가 눈을 감으며 나카하라의 팔을 잡았다. 반쯤 열린 문 덕분에 혀와 입술이 교차하는 소리가 주차장에 퍼졌다. 으응, 하는 아쿠타가와의 소리에 나카하라가 잠시 입술을 때고 숨을 깊게 내쉬었다.


“오늘 동생 집에 있어?”

“못 올 수도 있다고... 연락 했습니다.”


시선을 살짝 피하며 이야기하는 아쿠타가와의 말에 나카하라가 웃으며 쪽 소리가 나도록 가볍게 입술을 맞추었다. 그리고 아쿠타가와가 앉은 의자를 뒤로 젖혔다. 아쿠타가와는 의자가 뒤로 넘어가는 순간, 식당의 계단에 보이는 발들이 보였다. 서너명의 정장에 검은 구두였으나 다른 한명은 바닥에 끌리는 벚꽃보다 진한 분홍색의 겉옷에 화려한 기모노에 짙은 갈색의 신발, 게다가 익숙한 종이우산이 보였다.

아쿠타가와는 요코하마에 이런 옷차림을 가진 사람이 몇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게다가 검은 정장의 남자들과 함께 있는 여성의 옷차림의 사람이라면 아쿠타가와는 물론이요 나카하라가 훨씬 더 잘 알고 있는 사람이 틀림없다. 놀란 아쿠타가와가 자신의 위로 올라타는 나카하라의 어깨를 붙었다.


“나, 나카하라씨. 그, 뒤에...!”

“괜찮아. 밖에서 안 보이니까.”

“그게 아니라....”

“10시 전 까지만 나가면 괜찮아. 아직 8시니까.”


그 말과 함께 나카하라가 문을 닫았다. 그리고 성급하게 입을 맞추었다. 등받이를 완전히 젖힌 상태에서는 계단이 보이지 않았다. 혹시라도 보이기라도 한다면 어떻게 말해야 하는가. 딱히 무언가 잘못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긴 한데, 아니지 차에서 정사를 치루려고 하지 않았는가. 상당한 문제이다.

분명 문이 닫히고 한참이나 시간이 지났지만 차가 출발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가게 앞에서 한참이나 입구를 막을 수도 없었다. 그렇다고 가서 망을 보고 오라는 말을 할 수도 없었다.

시간이 걸리는 몇 가지 이유에 대해서 생각하던 오자키는 두 사람 다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묵묵히 옆을 지키고 있는 부하에게 다른 차를 보내달라는 전화를 넣으라는 말을 꺼냈다. 역시 한창 혈기왕성한 아이들은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

그 뒤로 이 주일 정도 지났을까, 바람이 불면 꽃비가 내리던 아름다운 봄은 가고 추적추적한 비가 내리는 날이었다. 오자키는 향긋한 차를 맛보고 있었다. 오늘의 뒤처리는 그나마 편할 것이라는 생각에 잠겨 있을 때였다.


“누님, 나카하라입니다.”

“그래, 들어오거라.”


자신의 취향에 맞게 다다미방으로 변형한 문이 열리고 나카하라가 들어왔다. 그리고 그 뒤로 아쿠타가와가 머뭇거리며 들어왔다. 오호, 오자키는 제법 흥미로운 눈으로 두 사람을 보았다. 드디어 말을 하려고 온 모양이었다.

그간 오자키는 나카하라의 행적들을 몰래 보고받고 있었다. 나카하라가 어릴 적 오자키는 자신의 과거를 생각하며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거든, 이라는 말로 시작하는 대부분의 것들을 실행했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기에 이 날이 올 것이라는 생각은 했다.

그 마음이 변하지 않을 것 같거든 내게 데려와서 알려주었으면 좋겠다고 했었다. 그리고 나카하라는 그 말을 그대로 실행하려 하는 모양이었다. 매번 양반다리로 앉던 나카하라가 웬일로 무릎을 꿇고 오자키의 앞에 앉았다. 아쿠타가와도 마찬가지였다.


“저... 누님.”


침을 삼키는 소리가 오자키에게 다 들려왔다. 잔뜩 긴장한 모습은 실로 오랜만에 보는 모습이라 웃음이 나올 것 같았다. 애써 평정을 유지하며 무슨 일이냐는 표정으로 나카하라를 보았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겨서... 알려 드리고 싶어서 왔습니다.”


이미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보니 또 다른 느낌이었다. 나카하라는 여자를 좋아할 것이라 생각했었던 것이 착각이라는 것을 알게된 후로 오자키는 쭉 고민하고 있었다. 나카하라가 여자를 데리고 오면 며느리라던가 며늘아기라고 불러줄 생각이었는데 아쿠타가와는 어떻게 부르는 편이 좋을까. 며늘아가라고 부르면 너무 부끄러워하려나. 역시 길게 부르는 것 보다 짧게 부르는 편이 좋겠지.

오자키가 찻잔을 내려두고 먼저 손을 뻗어 잔뜩 긴장해 주먹을 쥐고 있는 아쿠타가와의 손을 잡았다. 나카하라를 처음 만났을 때처럼 눈부시게 아름다우며 다정한 웃음으로 아쿠타가와를 보았다.


“아가, 나카하라를 잘 부탁한다.”


그 말에 빨갛게 물든 아쿠타가와가 네, 하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오자키가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아쿠타가와는 안도했다. 나카하라는 오자키의 입에서 ‘아가’라는 말이 나오는 것을 듣고는 작게 소리 내어 웃었다.

오자키는 아쿠타가와를 계속 아가라고 부르며 이것저것을 물었다. 연못위에 벚 꽃잎이 뜨는 가게는 가 보았는지, 두 사람이 함께 동이 트는 것을 본 적이 있는지, 갖가지 꽃 선물은 빠짐없이 해 주었는지 물을 때 마다 아쿠타가와는 어떻게 알고 있는지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도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아쿠타가와는 그 상황이 어리둥절했지만, 나카하라는 부끄러움에 얼굴을 붉혀야 했다. 자신이 일러준 그대로 한걸 보니 정말로 아쿠타가와를 좋아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자키의 방에서 나오자 긴장이 풀린 아쿠타가와가 한숨을 내쉬며 잠시 비틀거렸다. 누님은 기억력도 좋으시지, 라는 생각을 했다가 일러준 그대로 했던 나카하라 자신이 할 말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오자키님께서 어떻게 다 알고 계시는지 소생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음... 그게 말이야.”


이걸 말해줘도 괜찮은 걸까, 오자키에게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어떡하나 라는 생각을 하며 나카하라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나카하라의 말에 아쿠타가와는 행복하게 웃었다.

포트 마피아의 건물의 내부는 여전히 어둠으로 덧칠되어 있었지만, 창밖은 완연한 봄이었다. 봄을 알리는 꽃은 이미 다 지고 없어지고 완연한 봄이 찾아왔다. 두 사람에게도 봄이 찾아왔다. 꽃은 여전히 떨어질 줄을 몰랐다.




제목 너무 어려워요...

가장 보고싶었던 장면은 오자키가 아쿠에게 '아가'라고 부르는 장면이었는데요... 두 사람이 연애하면 그걸로 좋은것 같습니다.

두 사람의 사랑이 번창하여 살림도 차리고 알콩달콩 살다가 예쁜 밤하늘도 보고 느긋하고 고요하며 사랑안에 가득한 마무리를 했으면 좋겠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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