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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이뽀삐] 용사님을 사랑한 NPC

Fong 2017. 3. 15. 01:07


2017년 특촬 이성 커플 합작에 가면라이더 에그제이드 카가미 히이로 x 뽀삐 삐뽀빠뽀 로 참여했습니다!


합작주소 :: http://heromance214.tistory.com/16






만약 CR의 활동이 하나의 게임이라면, 가면라이더의 이 모든 일이 하나의 RPG게임이라면, 자신은 어떤 위치일까? 도레미파 비트에서 나온 버그스타이지만, RPG의 전개로 비유하자면 용사를 도와주며 따라다니는 요정 NPC 정도? 그래! 그 정도가 나의 위치일 것이다.

공주님을 구하러 가는 용사님의 옆에서 함께 싸우고 서포트하고 말동무도 되어주며 용기를 북돋아주는 파트너이자 진정한 지원군, 나 뽀삐 삐뽀빠뽀의 위치는 그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이상하지, 사랑은 자주 보는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거라고 하는데 용사님은 왜 공주님만 바라보고 바로 옆의 요정은 보지 못할까?



“이게 다 웬 초콜렛이야?”

“발렌타인데이잖아! 사랑과 하트가 가득한 날! 달고 예쁘고 귀여운게 가~득 해서 샀어!”


CR의 본부 책상에 가득 늘어진 각종 초콜렛들을 보며 에무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병원장은 일이 있다면서 오늘은 오지 못한다고 했었다. 기쁜 얼굴의 호죠가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고 있었다. 초콜렛은 언제나 사람을 기쁘게 하니까, CR에 올 그도 분명 좋아할 것이다.

비록 담담한 표정으로 있을지는 몰라도 조금 누그러지는 얼굴과 눈으로 재빠르게 자신이 먹고싶은 것을 고르고 망설임 없이, 마치 아무거나 집는 것처럼 집어서 입안으로 넣겠지. 그런 카가미 히이로를 생각하면 뽀삐는 기분이 좋아졌다. 빨리 히이로가 오지 않으려나?


“에무, 히이로는?”

“오늘 계속 수술이 잡혀 있어서 급한 일이 아니면 못 올 것 같다고 하던데.”

“그, 그래?”


히이로가 바쁜건 하루이틀 일이 아니긴 했지만, 그대로 오늘은 한가할줄 알았는데. 평소에도 CR에 있는 건 에무였지 히이로는 그리 빈번하게 드나들지 않는다. 딱 용무가 있을 때만 들어오는 상점처럼 왔다가 사라진다. 최근에는 생각을 하느라 CR에 찾아올 때가 있긴 하지만, 그것도 최근 들어서 생긴 일이다.

일정한 돈을 내고 투명구슬을 보며 미래를 점지하는 유저처럼, 히이로는 밤에 CR에 와서 한참을 앉아 있다가 가곤 했다. 무슨 생각이 그렇게 많은지는 다 알 수 없지만, 최근에 많은 일이 일어났으니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버그스타인 나도 사장에 관한 것들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하면 과부화로 정지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니까.

용사님 옆의 요정 NPC의 장점은 용사님의 생각이나 행동을 알 수 있다는 것인데 이래선 요정의 위치도 별 쓸모가 없다. 히이로는 에무처럼 말을 꺼내고 속마음을 터내는 사람이 아니니까. 그래도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지만, 누구보다도 이해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적어도 에무보다는, 병원장보다는 알고 있지 않을까?

왜냐면 나는, 용사님 곁을 따라다니는 요정 NPC니까. 아아- 차라리 소녀를 공주님을 만드는 게임의 집사였으면 좋겠다.


“으음, 아니면 제가 가는 길에 몇 개 전해줄까요? 오늘은 이제 만날 일정은 없지만... 혹시나 만날 수도 있잖아요!”

“괜찮아! 꼭 오늘이 아니더라도 초콜렛은 먹을 수 있으니까! 뽀삐는 전-혀 실망하지 않아!”


에무는 상냥해서 좋아. 사람을 생각하고 감정을 생각해주는 마음이 좋다. 나는 버그스타이긴 하지만... 어찌되었던 에무는 감정을 교감할 수 있는 사람과의 교류를 소중이 여겨주어서 좋다. 히이로도 소중히 여기고는 있지만 겉으로 잘 들어나지 않는 타입이라고 생각한다.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소중한 사람을 만들지 않아버리는 느낌이랄까, 스스로 모든 것에서 멀어지고 싶은 느낌이 든다. 목표 하나만 바라보고 나가는 사람이니까. 아마 옆이 보이지 않겠지.


“사실 히이로는 달콤한 건 다- 좋아하는 것 같지만, 크림이 들어간걸 가장 좋아하고 그 다음이 젬이 들어간 파이, 그 뒤가 초콜렛이야. 당고나 팥이 들어간 건 별로 안 좋아하니까. 아마 좋아하지 않을지도 몰라.”

“뽀삐는 카가미씨에 대해서 잘 아네요?”

“응?! 그, 그야 뽀삐는 히이로랑 제로데이 때부터 알던 사이니까! 그, 그 정도는 알아!!”


얼굴을 보니 에무는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한 말인 것 같았다. 버그스타가 사람을 좋아할 수도 있지, 그래. 버거몬이 그랬던 것처럼 좋아할 수 있지만, 내 마음은 버거몬과는 조금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 더 두근거리고 조금 더 뜨겁고 바이러스라도 퍼진 것처럼 기능이 정지한다거나 그 사람만 생각나게 되니까. 버그스타가 바이러스에 감염이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 것 같다.


“그래도 카가미씨는 뽀삐가 산 초콜렛은 꼭 먹을 거예요.”

“그러면 좋겠다!”


과연 히이로는 내가 사온 초콜렛을 좋아해 줄까? 확신할 수가 없다. 아마 CR에서 병원장보다도 히이로를 잘 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히이로를 안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알 수가 없다. 그 마음을 알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 카가미 히이로라는 사람을 알 수가 없게 된다. 에무가 퇴근하는 것을 바래다주고 나서 혼자서 CR에 돌아왔다.

여전히 책상에는 초콜렛 한 무더기가 쌓여 있었다. 뽀삐는 가장 귀엽다고 생각했던 분홍색 토끼로 된 포장지를 벗겨 입안에 넣었다. 단맛이 났다. 사람만큼 단 맛을 많이 느끼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달다는 것은 알 수 있다. 히이로는 이 단맛을 먹으면 표정이 변한다. 물론 대부분은 자신의 체력관리를 위해 먹지만, 정말 먹고 싶을 때 먹는 표정은 다르다.

조금 더 부드럽고, 조금 더 맛을 음미하고 진짜진짜 마음에 들면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나이프에 묻은 크림까지도 포크로 긁어서 먹는다. 오늘 꼭 와서! 꼭 오늘이 아니더라도 내가 사온 초콜렛을 보고 먹고 포장지까지 핥아서 먹었으면 좋겠다. 음, 이건 좀 그런가? 아니면 초콜렛을 집었던 손가락을 쪽쪽 빨이 먹는 다던가!


“히이로 언제 오려나....”


CR에 앉아서 초콜레서 무더기를 보다가 서글퍼 질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럴 땐 차라리 게임기 속으로 들어가서 도레미파 비트를 하는 쪽이 즐겁다. 히이로가 오면 소리도 들릴거고! 좋아, 그럼 딱 열 번만 하고 나와야지!


라고 생각하고 10번을 넘게 하고 나오니 히이로가 있었다. 초콜렛 포장지가 몇 개 구겨져 있는 책상과 잠을 청하기에는 불편한 의자에 앉아서 고개를 숙인 상태로 잠들어 있었다. 겐무 사장도 저렇게 존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조심스럽게 나가서 깨울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가 곤히 잠든 것 같아 부르기가 어려웠다.


“히이로?”


내가 부르는 소리에도 반응이 없는 걸 보니 깊게 잠든 모양이었다. 여기까지 무슨 일일까? 또 요즘 하는 그 사색인가? 히이로는 실패는 뼈에 사무치도록 기억하지만 성공은 자신이 걸치는 옷처럼 생각한다. 그 성공들은 각기 다른 형태라도 항상 긍지와 자신감으로 여겨서 에무 같은 부딪쳐보는 용사보단 좋은 혈통 좋은 가문에서 자란 기사와도 같다.

가끔은 자만해서 다치기도 한다거나 에무와는 달리 자신의 몸을 사리는 부분도 있지만, 나쁘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부분이 히이로스럽달까, 어느 날 갑자기 히이로가 자신의 몸을 사리지 않고 뛰어든다고 하면 오히려 내가 놀랄지도 모른다.

그나저나 계속 여기서 자면 안 될텐데, 라고 생각하며 히이로가 먹은 초콜렛 껍질을 정리하기 위해 시선을 두었다. 아마 히이로가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초콜렛의 포장지였다. 겉은 잘게 부숴진 땅콩이 묻혀져 있고 안쪽에는 얇은 과자가 한 겹 쌓여 있고 그 안에 초콜렛과 헤이즐넛이 들어있는 초콜렛이다. 히이로를 위해 고른 것이었는데 히이로의 마음에 든 모양인가보다.


“다행이다.”


어떻게 해서든 초콜렛은 전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기쁘고 행복했다. 입으로, 말로 표현하지는 못하는 못했지만 아마 평생 입밖으로 내지 못하겠지만 히이로가 초콜렛을 먹어 준 것 만으로도 이미 충분했다. 뽀삐는 맞은편에 의자를 끌어당겨 앉았다. 의자에 찌그러져서 자고 있는 히이로를 빤히 바라보았다. 보기만 해도 좋았다. 조금 괴롭지만 이 시간이 계속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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