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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본폰] 사랑에 빠지는 순간

Fong 2017. 4. 3. 21:20

A-2 타입.

일부분만 공개 하였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변덕에 불과했다. 중국 출장 임무를 마치고 보고를 위해 온다는 소식은 일주일 전부터 들었지만, 그를 마중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불과 한 시간 전의 일이었다. 홍콩 쪽의 사업도 점점 확장되어 가고 있었고 중국 내륙지방은 이제야 맥을 찾기 시작한 금광과도 같은 곳이었기에 조직 내부에서도 기대할 만한 자금줄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리본은 이탈리아 내부 쪽의 일이 아니면 그다지 아는 것이 없었기에 회의가 시작되기 전 먼저 상황 파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마치고 나서야 폰의 마중을 나가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정말 가볍게, 커피를 마시러 나가기 위한 정도의 채비를 하고 나섰다.

공항은 여전히 사람이 많았다. 미행이나 저격의 위험성도 생각해 보았으나 최근의 공항의 보안은 철저하게 운영되고 있었음으로 자신이 누군가를 저격하지 않는 이상은 위험할 것이 없었다. 공항에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폰이 탑승했던 비행기가 착륙표시를 띄우고 있었다. 수화물을 내릴 쯤에나 나오겠거니, 하고 의자에 앉아 있다가 출국장에 눈에 띄는 치파오를 입고 나온 남자를 보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마중 나온 사람이 없어도 어찌나 그리 태연하던지, 유유히 걸어 나가는 폰을 부르고 나서야 폰이 뒤를 돌아보았다. 간단한 케리어 하나와 면세점에서 쇼핑을 한 흔적이 가득한 비닐 쇼핑백을 양손에 들고 있었다.

“어라, 당신이 직접 마중을 나와 주신 건가요? 영광이네요.”

여유가 가득한 얼굴로 웃으며 리본에게 인사했다. 리본이 마지막으로 폰을 본 시간으로부터 약 두 달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변한 것이 없는 폰이 쇼핑백에서 종이상자를 하나 꺼내서 리본에게 내밀었다. 판다 모양이 그려진 귀여운 초콜릿이었다. 성인 남자에게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물건임은 확실했다.

“기념품입니다.”

“애도 아니고 무슨 초콜릿을….”

“단 건 스트레스 해소에 좋으니까요.”

단 것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딱히 거절할 구실이 없어 결국 떨떠름한 표정으로 받았다. 면세점에서 저 초콜릿을 골라 결제했을 폰을 상상했다가 인지부조화로 인해 생각을 그만 두었다.

주차해 두었던 차를 빼내고 차분히 자신이 몰랐던 것들을 하나 둘씩 물어보기 시작할 때 부터였다. 뒤쪽에서 검은색 차가 따라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저 같은 방향으로 가는 차라고 생각했으나 몇 번 골목을 돌고 나서부터 그들이 두 사람을 미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리본, 뒤쪽에….”

“알아. 인기가 넘쳐도 탈이네.”

이 시간에 인적이 드문 골목길을 찾아 들어가기란 쉽지 않았다. 적당한 골목으로 들어가는 수밖에 없었다. 폰은 본부에 지원 요청의 연락을 했다. 보호 요청은 아니었다. 타고 돌아갈 차가 없을 것이라 직감했기에 취한 연락이기도 했다. 총격 후의 뒤처리도 필요하기에 취한 연락이기도 했다.

다행이도 리본에 가지고 나온 차는 GPS가 탑재되어 있는 차량이었기에 위치를 말할 필요는 없었다. 폰은 이탈리아의 지리에는 밝지 않았다. 홍콩에서 스카웃이 되어 온 탓도 있었고 본부에는 회의가 아니면 잘 방문하지 않았다.

한쪽 골목으로 차를 급히 세우고 폰이 차 밖으로 빠르게 뛰쳐나오고, 리본도 폰이 나간 쪽으로 나왔다. 두 사람이 탄 차를 따라오던 사람들이 차 밖으로 나와 두 사람이 있는 쪽으로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리본은 홀스터에서 얌전히 쉬고 있던 총을 꺼냈다. 철컥, 하고 총탄을 확인하는 소리는 이미 귀에 익숙한 소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옆에서 나는 총을 장전하는 소리에 리본이 시선을 돌렸다. 폰은 본래 무인으로 체술로 모든 것을 정리하는 쪽으로 알고 있었는데, 그가 총을 들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차를 방패삼아 적이 있는 쪽으로 몸을 돌려서 정확하다 못해 정직한 자세로 방아쇠를 당겼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들어가 박힌 총 소리와 짧은 비명소리, 사람이 지면에 쓰러지는 소리가 났다. 한순간에 일어난 일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몇 배속이나 느린 화면을 보는 것 같았다. 자동 장전이 아닌 모양인지 총알을 피하기 위해 몸을 숙이고 총탄을 빼냈다. 아스팔트에 빈 탄창이 나뒹구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리본을 바라보고는 웃었다.

“매번 이런 성대한 환영식을 받는 것 같아서 준비는 해왔습니다만….”

차에 빗맞는 총소리가 들리고 나서야 공격을 해야 한다는 것을 자각했다. 총탄이 멎은 틈을 타서 리본이 빠르게 총을 쏘았다. 단 한 발도 빗나가지 않는 실력을 보면서도 도망가지 않는 그 담대함만은 높게 칭찬해줄만 했다. 그래도 겁을 먹은 모양인지, 사람도 없는 애꿎은 창문을 깼다. 큰 소리와 함께 파편들이 튀었다.

방아쇠를 막 당긴 폰은 차마 그 유리조각을 피하지 못했다. 하지만 곧 그가 피하지 않았다는 생각도 했다. 그 조각은 뺨을 살짝 스쳐 지나갔을 뿐이었기에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폰은 뺨에 흐르는 피를 소매로 닦아냈다. 여전히 여유가 넘치는 얼굴로 탄창을 갈아 끼우는 리본을 향해 웃었다.

“역시, 총은 익숙하지 않네요.”

전부 명중시키는 남자가 할 말이 아니었다. 아무리 허술한 총탄들이 오고가도 있다 하더라도 그곳은 전장이나 다름없는 곳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본은 자신을 향해 웃은 폰의 얼굴에서 시선을 때지 못했다. 다시 뺨을 타고 흐르는 피를 닦아내지도 않고 다시 목표물을 향해 정확하게 조준하여 방아쇠를 당기는 모습에 리본은 시선을 거두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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