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을 걸어요

고우 & 미츠자네 크오 본문

기타 특촬/Cherry Tea Study

고우 & 미츠자네 크오

Fong 2015. 4. 24. 00:00

고우 & 미츠자네 를 썼다가 넘 힘들어서 장렬하게 망함..ㅠㅠ




레몬트리 결혼정보회사, 라고 하면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정보회사였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소개시켜주고 혼인 성사율이 가장 높았다. 게다가 그 커플들 상대로 웨딩 플레너의 일까지 연계하는 방식 덕분에 웨딩계의 대기업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아직 전국에 퍼져있지는 않았지만, 도쿄에서 이미 1위를 기록하고 있었기에 전국으로 늘린다고 하더라도 손색없는 기업이었다. 그 중에서도 당연히 월등한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은 있기 마련이었다. 웨딩 플레너와의 연계체제로 변하면서, 두 명이서 한 팀을 이루게 되었다.

“두 분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주선률 및 성사율이 가장 높은 그, 시지마 고우가 활짝 웃으며 두 커플을 맞이했다. 여자가 고맙다며 인사를 하자 마치 자신이 결혼하는 것처럼 기뻐하면서 잘 어울리실 줄 알았어요, 라며 능숙하게 대답했다.
두 사람이 푹신한 2인용 소파에 앉자, 그 커플을 향해 인사를 했던 두 사람이 않았다. 고우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마실 것을 준비하러 갔고, 그 사이에 조금 머뭇거리던 남자가 입을 열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두 분의 결혼식을 같이 꾸며나갈 쿠레시마 미츠자네입니다.”

미츠자네가 인사를 하자, 여성이 어머, 하며 작게 감탄했다. 단정하고 수려한 외모에 자신도 모르게 감탄사를 내뱉었다. 미츠자네는 사전에 고우에게 받아둔 종이를 꺼냈다. 야외 결혼식의 밝은 분위기, 예물은 적당히, 하객은 100정도의 평균치, 드레스는 무조건 화려하게. 어깨선이 예뻐 보이니 어깨선이 들어나는 것으로. 라고 고우의 필체로 쓰여있었지만, 미츠자네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표현들뿐이었다.

“결혼 날짜를 벌써 정하셨다고 들어서 그 날에 대여 가능한 웨딩홀을 뽑아 보았습니다.”

야외 웨딩홀을 원하는 것 같아서 일부러 해당 날짜에 비여있는 결혼식장을 보여주자 두 사람의 눈이 커졌다. 웨딩홀의 사진이 떠있는 모니터를 보며 눈을 반짝이는 커플 앞에 커피 두 잔을 내려놓은 고우가 미츠자네의 옆에 앉았다. 자신의 몫의 커피와 미츠자네가 마실 녹차를 타왔다.
고우가 미츠자네의 옆에서 천장이 전부 유리로 된 결혼식장을 보며 오묘한 표정을 지었다. 그 외에도 꽃장식이 많이 들어가야 하는 결혼식장이나, 천장이 높아서 커다란 샹들리에로 장식되어 있는 곳들도 보였다. 보통 카탈로그에서는 보여주지 않는 곳인데다가, 고우 조차도 처음 보는 곳이었다.

“여기는...?”
“옥상에 위치한 곳입니다. 바로 주변 건물들이 적어서 바로 하늘이 보이기도 하고요. 일부러 식물들을 배치해서 야외에서 결혼하는 것 같은 분위기를 내기 위해 만들어진 곳입니다.”

식물로 뒤덮힌 곳을 보며 남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 다 바쁜 회사원인데다가, 출신지와 생활한 지역이 두 사람 다 같은 장소였기에 친구들이나 동료들도 분명 그 근처의 주민일 것이다. 결혼식이라는 것은 신랑과 신부의 로망을 채워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같이 축복해줄 사람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하객들도 고려했을 때, 도심에서 많이 떨어지지 않은 쪽이 좋았다.
가격도 그렇게 비싼 곳은 아니었다. 사회에서 5년 이상 일한 두 사람이라면 충분히 부담할 수 있는 금액이었다. 금액을 본 두 사람이 ‘저번에 본 것보단 나은 것 같다’ 라는 이야기를 하는걸 보아하니, 고우가 또 턱없이 비싸고 멋진 야외 웨딩홀만 골라서 보여준 모양이었다. 물론 그것이 일을 받아오기 위한 작업의 일부라고는 하지만, 그런 것들은 상류층이나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곳들이 대다수였다.

“이 결혼식장이 가장 마음에 드네요. 가격도 적당하고요.”
“야외 결혼식장을 추천하시길래 사실 조금 걱정했었는데... 이런 곳이라면 괜찮을 것 같네요.”

남자가 걱정하던 것을 털어놓자, 미츠자네가 매섭게 옆에 앉은 고우를 노려보았다가 두 사람 앞에서 미소를 띄우며 다행이라며 응대했다. 그 다음으로 결정하기 시작한 것은 청첩장이었다. 미츠자네가 서랍에서 여러 가지 견본들을 보여주었다.

“이런 팝업카드 형식은 어때요? 결혼식도 특이한 곳에서 하니까, 청첩장도 비슷하게 꾸미면 좋을 것 같은데.”
“하지만 하객분들중에서 어른들이 많으시면 조금 거부감이 드실 수도 있으니 완전히 팝업카드로만 꾸미는 것 보단 전면 팝업카드보단, 여기 이 상품처럼 작게 하는 쪽이 더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특이한 것, 신기한 것들을 위주로 추천해주는 고우와는 달리 미츠자네는 그들의 성향에 맞추기 위해서 일반적인 부분으로 추천했다. 카드부터 시작해서 카드봉투와 봉투에 붙일 스티커와 프린트될 글씨체까지도 하나하나 짚어 내려가는 모습을 보며 고우는 매번 놀랐다.
편집자가 아무거나 적당히 넣으면 된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사실은 하나하나 조율하며 만들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고우라면 절대 못할 일이었다. 세심하게 짚어 내려가는 부분은 고우가 미츠자네에 대해 인정하는 부분 중 하나였다.

“혹시 답례품도 상담 가능할까요? 뭘 해야 할지 몰라서요.”

남자의 질문에 미츠자네가 잠시 머뭇거리며 당황했다. 고우에게 이 부분에 관한 것은 듣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미리 알았더라면 답례품에 관한 자료들도 모아왔을 것이다. 미츠자네는 고우나 고객이 사전에 문의한 것과 다른 것들을 문의하면 당황하는 버릇이 있었다. 물론, 답례품에 관해서 질문하는 고객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자신이 준비를 미비하게 했다고 생각한 순간부터 패닉에 빠진다.

“그, 그 부분에 관해서는....”
“보통 팬이라던가, 수건이라던가... 우산이랑 컵도 많이 하더라고요.”

다음에 자료 준비해 드릴까요? 고우가 태연하게 응대하자 미츠자네의 굳은 표정에 당황하던 여성이 네, 하고 웃으며 대답했다. 상황이 쉽게 풀리는 덕분에 미츠자네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표정에 바로 들어나는 탓에 고우가 미츠자네의 표정을 보며 살짝 웃었다. 이런 부분에서 자신보다 어리고 아직 1년도 되지 않았다는 것이 보였다.
시간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아니었기에 오늘은 웨딩홀예약과 청첩장을 정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다음에는 예물과 메이크업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면서, 사전에 들었던 금액에 맞는 미리 카탈로그를 보내주기로 약속했다.

“오늘도 한건 했네.”
“... 덕분에요.”
“그렇게 굳어 있지 말라니까.”

고우가 미츠자네의 등을 몇 번 두드려주고는 크게 웃었다. 미츠자네는 잠시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가 얼굴을 누그러뜨리고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다음번에는 조금 더 능숙한 응대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2.

컴퓨터의 앞에서 무표정한 얼굴로 키보드를 빠른 속도로 써내려가는 사람, 전화를 받으며 접대용 목소리를 내면서도 귀찮아 죽겠다는 표정을 짓는 사람, 무언가를 메모하는 사람, 바쁘게 스크롤을 내리는 사람. 평범한 사무실의 분위기였지만, 고우는 이 상황을 참지 못했다.
자신의 옆자리에 앉은 파트너, 미츠자네는 업무에 열중하고 있었다. 미츠자네 다운 진중한 얼굴이었다. 계약서를 작성하며 체크하고 있었다. 듀얼 모니터들을 바라보면서 하나하나 체크해서 저장한 후, 각기 다른 폴더로 분류하는 모습을 보면 아마 이쪽계열의 회사가 아니더라도 잘 적응했을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오랜만에 하루 종일 데스크 업무만 있는 날이었다. 보통 엇갈리기 일쑤였기에 이런 기회도 흔치 않다. 파트너로서의 유대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고우와 미츠자네의 관계는 정말 업무상의 관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기에 조금 더 개선하고 싶었다.
물론, 지금의 관계에 불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계산기마냥 척척 맞아 떨어지는 부분에 있어서는 사내에서도 유명했지만, 그런 관계에만 머물러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미츠자네도 마찬가지였지만, 어떻게 다가올지를 몰라서 절절매는 것이 눈에 보였기에 고우가 먼저 움직여 보고 싶어졌다. 파트너인데, 조금은 사적인 관계를 맺어도 되는것이 아니던가.
바로 옆에 앉은 미츠자네의 파티션에 노크를 하자, 미츠자네가 잠시 손을 멈추고 고우를 바라보았다. 무슨 일이 있느냐는 얼굴의 고우를 바라보았다. 한창 일에 집중하다가 방해받아서 기분이 나빴던 모양인지, 미츠자네가 살짝 얼굴을 찡그렸다.

"무슨 일이시죠?"
"아, 어- 그, 커피 마실래? 사러 나갈 건데."

고우의 제안에 울컥, 하고 솟아오르는 분노를 참고는 괜찮아요. 라고 거절했다. 한창 일에 집중하고 있을 때 방해받는 것을 싫어하는 미츠자네였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파트너로 맺어진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았다. 고객을 상대할 때는 어떻게든 보조가 맞고, 또 두 사람이 같이 일을 하기 보단 서로의 정보를 주고받는 것을 위주로 했기 때문에 친밀과는 거리가 멀었다.
붙임성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한 고우는 미츠자네를 뒤로하고 혼자서 건물 밖을 빠져나갔다. 차 한 잔의 여유도 모르는 갑갑한 사람이라고 생각되었다. 얼마나 일을 잘한다고 저렇게 구는 건지, 물론 실력이 있다는 것은 인정해 줄 수있지만, 사람과 친해지려고 하지 않는 것 같은 부분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사람 상대하는 직업인데-."

조금 더 투덜거리려다가 자신의 파트너를 흉보는 일은 그리 좋은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는 입을 다물었다. 나중에 전부 자신의 오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결국 고우는 사내카페에서 아메리카노 두 잔을 결제했다. 안 마신다고 하면 어쩌지, 라는 생각을 잠시 했으나 두 잔 다 자신이 마셔버리면 된다고 생각하자 마음이 가벼워졌다. 사람의 호의를 모르는 사람과는 일도 하고싶지 않았다. 아무리 도련님이라지만, 그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아까 고우가 잠시 자신에게 말을 걸었을 때를 기준으로 미츠자네의 페이스는 완전히 무너졌다. 형식적으로 앉아서 자판을 두드리며 훑어보고 있었지만, 조금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도무지 집중이 되지 않아서 화면을 노려보며 한숨을 쉬었다. 아까 고우가 마시러 나가자고 했을 때 따라 나가는 쪽이 나았을 지도 모른다.
한달 전 부터 미츠자네는 입사 처음으로 파트너와 함께 일을 하게 되었다. 전혀 다른 분야라고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두 사람이 만나서 무언가를 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어려운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미츠자네는 누군가와 인간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것에 피곤함을 느끼고 있다.
물론, 친구들이나 사람을 만나는 활동을 하는 것은 좋아했지만, 일에 관해서는 예외였다. 동료와 가볍게 이야기를 하는 것 까지는 괜찮을지도 모르지만, 고객들을 관리하는 것 만으로도 벅찬데 동료 앞에서도 영업용 웃음을 지으며 상대해야 한다는 것은 상당히 피곤한 일이다.
서로의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일이기에 어느 정도의 친분이 필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미츠자네는 이렇게 갑작스럽게 사람과 어울리는 것은 잘 하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마시게 된다거나, 어쩌다보니 그렇게 되는 상황이라면 모를까 일부러 접촉하는 기회를 늘려서 만나는 것을 선호하지 않았다.
이미 집중이 떨어져버린 미츠자네가 등받이에 등을 기대고 허리를 쭉 폈다. 몸의 스트레칭을 하고 나면 기분이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팔을 위로 쭈욱 뻗은 순간, 뒤쪽에서 고우가 머뭇거리는 소리가 났다. 미츠자네도 덩달아 놀라서 의자를 돌려 보았다.
양손에 커피를 든 고우가 무언가 입에 담으려다가 참으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미츠자네는 자신 때문에 커피를 엎지를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미안하다는 말을 해야 하는 걸까? 라고 생각하는 사이에 고우가 먼저 미츠자네의 얼굴 앞에 커피를 불쑥 내밀었다.

"오늘은 일이 많은 건 아니니까... 적당히 쉬면서 해."

일단 고우가 더 선배였기에 선배다운 코멘트를 해주려고 했으나, 순간적으로 짜증내려던 화를 참아버리는 바람에 어정쩡한 말이 되어 버렸다. 커피를 받아 든 미츠자네가 네, 하고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오히려 더 어색한 사이가 되어버린 두 사람은 몇 초간 서로를 빤히 쳐다보다가, 각자 자신의 위치로 돌아갔다.
불편한 가시방석이 따로 없었다. 일은 집중도 되지 않았고, 오히려 더 신경 쓰이고 불편한 자리가 되어버렸다. 앞으로 퇴근까지는 3시간이나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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