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을 걸어요

레듀에+포도 Physiological Needs 본문

가이무/- ing

레듀에+포도 Physiological Needs

Fong 2014. 7. 27. 13:08

Physiological Needs

By Maslow's motivation theory






살아있고 역동적인 생물은 재미있다. 그렇기에 인간은 재미있다. 정말 최고의 장난감이다. 특히나 그가 주의 깊게 보고 있는 쿠레시마 미츠자네는 더욱 그러했다. 사실 그 인간을 선택한 것에는 별다른 의미가 없었다. 그가 원하는 것이 황금이 과실이 아니라는 것과 어느 정도 자신의 행동을 파악했다는 점에서 한 선택일 뿐이었다.
관리자가 되어 달라고 한 순간부터 그 아이는 제법 따뜻해 보이는 겹겹으로 된 옷을 입지 않게 되었다. 그동안 견고하고 겹겹이 쌓아 올렸던 자신의 내면을 더 이상 가리지 않겠다는 것처럼, 얇고 가벼운 그리고 검은 옷을 입었다. 목에는 또 뭔가를 졸라매고 있었다. 멋지다던가, 실용성이 있어 보이지는 않았다. 자신이 누군가의 개가 되었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 어떻게 보아도 스스로 목에 끈으로 묶어서 원하는 방향으로 굴려달라고 부탁하는 것 같았다. 마치 지금의 자신의 위치를 아주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이것에는 무슨 기능이 있지?”


레듀에는 미츠자네의 그 실용성을 알 수 없는 개목걸이 같은 기다란 천의 중간 부분을 끌어당겨서 관찰했다. 그것을 당기자, 미츠자네가 두발자국 정도 레듀에에게로 끌려왔다. 원래부터 다부지고 큰 사람이 아니었기에 휘청거리며 끌려왔다. 저번에 보았을 때는 그 품에 맞게 꽉 조여진 옷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헐렁하게 변해 있었다.


“이거라니... 넥타이를 말하는 거야?”

“넥타이라고 하는 군. 그래서 이건 뭘 하는 거지?”


미츠자네는 레듀에의 질문에 당황한 모양인지 곧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레듀에는 미츠자네가 자신의 질문에 침묵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있었다. 어떤 단어를 사용할 것인지 고민한다던가, 자신의 말을 차근차근 생각해보고 가장 자신에게 유리한 대답을 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를 생각할 때 뿐이었다.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는 거야.”


그의 대답에는 자신감과 우월감이 섞여있었다. 자신의 위치라는 것은 레듀에가 보는 위치인지, 미츠자네 본인이 자각하는 위치인지는 알 길이 없었다. 미츠자네의 뜻은 상관없었다. 레듀에는 자신이 보기에 좋으면 그 외의 행동들은 상관없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하찮다고 생각했다. 권력이나 위치는 옷에 천조가리를 걸친다고 달라지는 것이 아니었다. 합당한 힘과 권력을 가진 자에게는 치장하지 않아도 그가 권력자이고, 힘이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타인에게 그것이 보이고 그것에 거스를 수 없다고 생각할 때 복종하는 것이다. 아직도 어린 바보같은 인간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목을 조르면서도 누군가가 끌어주기를 바라는 모습이 미츠자네 답다고 생각했다. 본인은 어른이고 모든 것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자신이 쥐어준 장난감을 이리저리 흔들며 놀 뿐이다. 목줄로 묶여있으면서도 묶여있는 것을 모르는 것 같았다.


“인간은 지배자의 위치에 있을 때는 다른 옷을 입으니까.”


레듀에가 잡은 넥타이를 뺏은 미츠자네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원래는 타카토라의 자리였던 의자에 휘청거리는 걸음으로 앉았다. 미츠자네는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이마를 손가락으로 짚고는 잠시 행동을 멈추었다. 제대로 음식을 섭취하지 않아 생긴 현기증이었다.
최근의 미츠자네는 제대로 된 식사를 취한 적이 거의 없었다. 분명 자신은 바른 일을 하고, 옳은 일을 하며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데도 속이 쓰려왔다. 음식물을 먹으면, 그 음식물들이 위장을 찔러오는 것 같았다. 음식물을 넘기면 목뒤로 쓴맛이 올라왔다. 배고픔보다 입안에 가득 퍼지는 쓴맛이 더 싫어서 거의 먹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센고쿠 드라이버를 이용한건 아니었다. 이건 형의 작품이다. 개발은 료마가 했겠지만, 이것에 의지하는 것은 형을 인정하는 것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미츠자네는 드라이버로 식사를 대신하지 않았다. 섭취하는 영양이 적었기 때문에 미츠자네는 나날이 수척하게 변했다. 덕분에 갈수록 날카롭게 변했다.



“그게 궁금해서 온 거였어?”

“난 따분한건 질색이거든. 그러니 네가 장단을 맞춰줘야지.”

“좋아. 무슨 말이 하고 싶은데?”


그 작은 남자는 거만한 태도를 취했다. 등받이에 머리부터 등까지 전부 의지하고 편안한 자세로 앉아서 눈동자만을 굴려 레듀에를 보았다. 나른해 보이는 표정은 오만하게 보이기도 했다. 레듀에는 무엇을 말해야 이 장난감이 자신을 즐겁게 할까 생각하다가 규칙적인 고른 숨소리가 금세 귓가 스쳤다.


“또 잠들어 버리는 군.”


미츠자네는 때때로 아기 같았다. 특히 이 공간 안에 있을 때는 자고 싶을 때 자고, 먹고 싶을 때 겨우겨우 음식물을 입안에 넣고, 가끔 화장실을 갔다. 특히나 잘 때의 미츠자네는 아기만큼이나 무방비했다. 아무리 눈꺼풀이 무겁다고 하더라도 방심해야 할 상대가 있고, 그렇지 않은 상대가 있는 법이다.
미츠자네는 어리다. 어른의 흉내를 내고 싶은 소년일 뿐이었다. 단지 영웅놀이와 권력자 놀이가 하고 싶은 아이일 뿐이었다. 그렇기에 즐거웠다. 탄력성이 있었기에 조금만 건드려도 금세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로슈오와 함께 있었던 그 남자는 탁한 눈동자로 포기를 가장한 잡념들이 사로잡혀 있어 보였지만, 이 소년은 달랐다. 기쁠 때는 기쁨을, 분노할 때는 분노를 보이는 투명한 눈동자였다.
가끔은 인형 같다고도 생각했다. 감정과 욕망의 끈에 매달려 이리저리 끌려 다니는 꼭두각시. 레듀에는 그 인형의 실이 언제쯤 끊어져서 바닥이 뒹굴고 짓밟혀 망가질 것인지가 가장 기대되었다. 반드시 자신의 손이 아니어도 좋았다. 그래도 기왕이면 자신이 밟아서 으깨고 싶었다.
갑갑하고 삭막하고 좁은 공간에서 이곳이 최고의 안락을 취할 수 있는 장소라고 생각하고 있는 미츠자네를 바라보던 레듀에가 방 밖으로 나갔다. 언젠가 처참하게 부서지는 소리를 상상하면 소름이 돋을 정도로 좋았다. 그 때를 위해서 잠시간 휴식을 취하는 미츠자네를 말리고 싶지는 않았다. 되도록 최선을 다해서 망가지는 쪽이 더 즐겁기 때문이다.

'가이무 > - 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메론+오렌지(+포도) 봄망초  (0) 2014.08.11
모브포도 점심의 탐닉  (0) 2014.08.03
포도메론 The Epistle to the Romans 4:5  (0) 2014.07.18
레몬+포도 두통  (0) 2014.07.06
레몬포도 우물 안 개구리  (0) 2014.07.05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