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을 걸어요

메론+포도 未笑 본문

가이무/전력60분

메론+포도 未笑

Fong 2014. 8. 5. 21:42

가이무 전력 60분 주제는 '웃는 얼굴' 


“미츠자네! 괜찮아?”
“고마워, 타카토라 형.”

미츠자네는 눈이 부실 정도로 예쁘게 웃는 아이였다. 남자아이였지만, 다른 여자아이들 보다 흰 피부에 선이 얇은 아이였다. 자신 또한 그랬었다. 하지만 성인이 되면 그 여리여리한 모습은 사라질 것이 분명하다. 자신은 센고쿠 드라이버를 잘 사용하기 위해서 단련했고, 여려 보이는 외모가 싫었기에 단련했을 뿐이었다.
이미 어린 나이가 아님에도 아직 어린 그 아이는 눈을 예쁘게 접으며 웃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활짝 웃을 때, 붉은 입술 사이로 가지런한 앞니가 보이게 웃었다. 아이의 웃음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자신도 웃게 되었다.

언제부터인가 아이에게서는 웃음이 사라졌다. 자신과는 다르게 항상 웃으며 모두의 사랑을 받던 아이는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지금도 미츠자네는 사랑받는 아이였다. 똑똑하고, 공부도 잘하고, 얌전하며 어른의 말을 잘 듣는 착한 아이다. 타카토라의 자랑이기도 했다. 하지만 미츠자네는 어느 순간부터 착한 아이가 되어가면서 웃음을 잃은 것 같았다.
부모님이 해외로 떠나고 나서부터였나? 그때는 더욱 어리광을 부리느라 자신의 옆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울음을 터뜨리기 직전까지도 웃는 아이였다. 아마도 우는 아이는 사랑받지 못한다고 말했던 것이 문제였던 것 같다. 하지만 미츠자네는 이제 울지 않는다. 울 나이도 아니었다.
누구나 감추고 싶은 모습이 있다.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자신의 약한 모습이기 때문에 당연히 숨기고 싶을 것이다.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웃는 얼굴은 어떠한가. 그것이 약점인가? 강점인가? 타카토라는 아직도 정의하지 못했다. 그렇기에 자신은 웃지 않았다. 양날의 검을 제대로 다룰 수 없었기 때문에 포기했다.
타카토라는 미츠자네의 억지스러운 웃음을 원하지 않았다. 미츠자네가 즐겁게 웃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스스로 지켜내고, 만들어내고 싶었다.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동생에게 자신이 해줄 수 있는 것은 그것뿐이었다. 미츠자네가 웃기 위해서는 자신이 노력해야 할 부분도 있었지만, 미츠자네가 노력해야 할 부분도 있었다. 마지막에서 웃을 수 있으려면 스스로의 힘이 필요했다. 그랬기에 그 아이에게 여러 가지 대책들을 제시해 주었다.
권력과 지위와 부 그리고 능력. 요즘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다고 생각되는 것들이었다. 우위에 설수 있는, 조금 더 쉽게 웃을 수 있는 수단들이었다. 미츠자네에게는 이미 주어진 것들도 있다. 그렇기에 조금만 더 노력하면 된다고 생각해서 앞으로의 미츠자네를 위해, 자신마저도 미소 짓게 만드는 웃음을 보기 위해서 하나씩 하나씩 그 아이에게 요구했다.
그리고 그 요구의 결과가 파멸을 이끌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어릴 적, 부모님이 막 떠나고 혼자 정원에서 뛰놀던 아이가 넘어졌을 때가 생각났다. 좋은 형이 되어야 한다. 우리 몫까지 네가 책임져야 한다. 너는 쿠레시마의 장남이니까. 그런 생각들의 끝은 항상 아무런 요구나 이용하려는 생각 없이 자신을 불러주는 ‘형’ 이라는 한 마디가 마음 속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순수하게 자신만을 불러주고 웃어주었던 동생의 순진무구한 얼굴이 눈앞에서 아른거렸다. 그와 동시에 드라이버가 부서지면서 몸이 공중에 떴다. 당황한 얼굴로 미츠자네를 보았지만, 라이더의 갑주는 사람의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다. 미츠자네는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허망하게 떨어지면서도 그런 생각을 했다.
처음에는 충격으로 눈을 감았다. 물속으로 들어왔다는 것이 느껴졌다. 순식간에 숨을 들이쉴 수가 없다는 것을 자각한 몸은 숨을 마시기위 해서 몸 안에 있던 공기들을 뱉어냈다. 그리고 다시 자와메의 바닷물을 잔뜩 흡입했다. 끔찍한 고통이었다.
다시 나오려고 손을 공중으로 휘저은 순간, 마지막까지 자신이 떠올렸던 것들을 생각해 보았다. 분명 일격으로 미츠자네를 막을 수 있었다. 그와 동시에 미츠자네가 큰 부상을 입게 되었을 것이다. 만약에 적이었다면, 변신이 풀리는 것뿐만이 아니라 육체적으로도 무리가 갔을 것이다.
미츠자네는 지금 뭔가 오해하고 있었다. 올바르지 못한 길로 가고 있었고 그걸 아는 것 같았다. 알고 있기에 말했다. ‘당신 때문이다’ 라는 말에 자신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정답이었다. 모든 것을 책임지고, 수습해야했을 자신이 죽었다, 라는 정보에 동생은 방황했을 것이다. 역시 내 탓이었던 걸까.
그 아이는 말했다. 타인을 위해서 다치고 이용당하기만 한다고. 그런 건 바라지도 않는 다고 했다. 이 바닷물 안에서 생각해 보면, 미츠자네는 아마 내가 웃지 않게 되었을 때부터 웃음을 잃었던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되었다. 아마도 내 자신이 그 작은 아이를 웃지 못하게 만든 것 같았다.
미츠자네가 정말로 원했던 것은 무엇일까. 정말로, 자신을 죽이고 싶을 만큼 미워했던 걸까? 어디서부터 어디가 잘못되었던 걸까. 지금까지 미츠자네에게 해왔던 모든 것이 악역의 행동이었다면, 나는 미츠자네 앞에 다시 설 수 있는 걸까? 다시 웃게 해줄 수 있는 걸까. 확신할 수 없었다. 마지막까지 미츠자네가 원하는 것을 파악할 수 없는 나는 그 아이의 앞에 설 자격이 없다.
마지막으로 물속으로 떨어지는 자신을 보며 그 아이는 웃었을까. 그림자에서 벗어 난 미츠자네는 다시 예쁘게 빛나는 미소를 지을 수 있는 걸까. 만약 자신이 죽음으로 미츠자네가 웃을 수 있다면 이대로 바다 아래로 잠드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 아이의 말대로 마지막은 동생을 위해서 희생이 된 것 같다. 그 아이가 웃는다면, 나쁘지 않은 죽음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순간 모든 것이 평온하게 느껴졌다. 코와 기도를 통해 폐에 물이 들어차는 것은 고통스러웠지만, 순식간에 시야가 흐릿하게 변했다. 몽롱한 기분이었다. 점점 고통에서 멀어 지고 있었다. 미츠자네, 지금 너는 웃고 있을까? 내가 기억하고 있는 가장 귀엽고 사랑스러운 얼굴로 웃고 있을까?
마지막으로 몸속에 남아있던 숨을 내쉬었을 때, 타카토라는 새하얗게 변해버린 시야에서 가장 사랑스럽게 웃는 미츠자네를 보았다. 평온한 기분이었다.


저는 타카토라를 옹호한다거나, 타카토라가 100%맞다거나, 변호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가이무 > 전력60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메론+포도 어린날의 시선  (0) 2014.12.17
2014년 6월 22일  (0) 2014.06.23
2014년 6월 15일  (0) 2014.06.23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