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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무/전력60분

메론+포도 어린날의 시선

Fong 2014. 12. 17. 23:05

2014년 6월 6일 전력 35분 작성.

트윗숏에서 발굴.



미츠자네. 光實, 빛나는 열매. 반짝거리고 아름답고 탐스러운, 선악과를 표현한 사과 같은 느낌이 나기도하고 중세 시대에는 식용이 아닌 관상용으로 재배되었던 탐스러운 토마토 열매보다도 더 아름다운 이름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쿠레시마와는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라고 작은 타카토라가 생각했다.
처음으로 그 이름을 들었을 때, 어째서 저런 이름을 지어줬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타카토라가 알고 있는 쿠레시마는 그렇게 밝고 희망찬 곳이 아니었다. 유전자 조작이라도 한 최대의 병기라도 된다는 걸까. 그런 이름을 지어준 가족을 이해하지 못한 채 학교에서 돌아온 타카토라는 이제 막 한 달밖에 되지 않는 아이가 자기 방에서 혼자 있는 것을 보게되었다.
아이라는 것은 다 동그랗고 귀엽고 사랑스럽다고 들었지만, 타카토라가 본 아이는 그렇지 않았다. 아직도 빨갛고 퉁퉁 부어있고 토실한 모양을 하고 있어서 살이 오른 벌래가 사람이 된다면 저렇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그 동생은 타카토라를 처음 보았을 때, 인상을 찌푸렸다. 있는 힘껏 경계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더니 곧 울어버렸다.
처음으로 그 아이가 귀엽다고 느낀 것은 6개월 후였다. 제법 이목구비도 들어나고 유모의 품에만 있으면 울기 시작하는 시끄러운 아이는 옹알이를 시작했다. 학교에서 다녀온 후 매일 동생이 있는 방으로 갔었다. 하지만 들어가 본 것은 일주일에 두 번 뿐이었다. 퇴근하자마자 부친은 미츠자네를 찾았고, 한 시간이 넘도록 식사도 하지 않고 바라보는 것을 모친이 '한심하다.'거나 ‘바보 같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혀아!”

어느 날 찾아간 미츠자네가 그렇게 말했다. 수많은 옹알이 중 하나의 발음이 그저 비슷했을 뿐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확실한 발음이었다. 동생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존재가 자신을 그렇게 불러주는 순간,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을 느꼈다. 까르륵 소리를 내며 웃는 아기가 손이라도 잡아달라는 듯 손을 꼼지락거렸다.
침으로 범벅이 된 손이었지만, 작고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자신의 손을 있는 힘껏 쥐고 기쁘다는 얼굴로 웃으면서 흔들었다. 그러다가 타카토라의 손을 입으로 가져다 대고는 아직 치아가 나지 않은 잇몸으로 잘근잘근 씹기 시작했다. 모친이 미츠자네의 행동을 제지하자, 미츠자네는 기세 좋게 울기 시작했다.
가서 손 씻고 와서 보렴, 자신이 어렸을 때는 좀처럼 들을 수 없었던 상냥한 목소리였다. 미츠자네를 만질 때는 깨끗한 손이여야만 한다는 것을 알았다. 빛이기에 더러운 손으로는 만질 수 없는 모양이었다. 타카토라는 모친에게 대답은 했지만, 다시 방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손에 묻은 축축한 침이 기분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츠자네는 사랑받는 아이였다. 방실거리며 잘 웃었다. 그러나 부모에게 있어서는 성가신 아이였다. 모친이 한시라도 곁을 떠나면 울기 시작했고, 유모에게는 적응하지 못했으며 조그만 소음이라도 들려오면 깨어나서 울기 일쑤였다. 그러니 미츠자네도 부모님께 미움 받을 것이라 생각하고 동정했지만, 타카토라의 생각과는 달랐다.
어쩔 수 없다면서 미츠자네를 안고 손수 보살피며 웃어주었다. 저 품에 몇 번 안겨본 기억도 없는 타카토라로서는 미츠자네가 퍽 부러웠다. 타카토라는 열 살이나 어린 그 아이가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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