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性惡說

Fong 2015. 10. 6. 00:57

성악설 : 性惡說



사람은 태어났을 때부터 악하다. 어린아이는 가르치지 않아도 보이는 것을 다 가지려고 하며, 그것이 자신의 것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손에 쥐면 놓으려하지 않는다. 가르친 적도 없는 거짓말을 하기도 하며 질투라는 것을 배워 남을 미워하는 법을 배운다. 더불어 살아가는 것 보다는 강자가 되기를 원하며, 공유하는 것 보다 독점하는 것을 원한다.
사람이라는 존재는 이렇게도 악하다. 그것을 대적할 악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흑의 반대는 백인 것처럼, 오히려 선한 것이 사람의 적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을 지켜주었던 기계생명체인 그를 보면 사람의 적은, 아니, 시지마 고우의 적은 선함과 올바름을 추구하려던 그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지금까지 자신이 해왔던 모든 근간이 흔들리는 것 같았다.
그는 사람이 선하다고 하고, 아름답다고 한다. 하지만 시지마 고우 본인은 그 인공생명체보다도 마음을 열지 않는다. 인정하지 못한다.
사람과 기계생명체인 로이뮤드의 차이는 무엇일까? 따뜻한 체온? 뛰는 맥박? 언제 멈출지 모르는 심장? 외적인 성장 및 노화? 이런 것은 살아있는 생물이 가질 수 있는 변화이다. 로이뮤드는 변하지 않는다. 그들의 행동을 처리하기 위한 명령구조가 바뀔 수는 있어도, 그들은 절대로 인간이 될 수 없다.

“고우, 잘 쉬었니?”
“누나, 어서와. 어라? 신 형님도 왔네?”

제 2의 글로벌 프리즘을 막은 후, 시지마 고우는 심한 부상으로 인해 병원신세를 면하지 못했다. 괜찮다면서 집안에 박혀있을 수준의 부상이 아니었다. 찰과상을 비롯한 내상이 상당한 수준이라 결국 입원을 결정하게 되었다.
키리코는 고우의 입원기간 중 매일매일 들렸다. 일이 바쁘면 오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만, 그녀는 계속해서 들렸다. 동생을 그냥 둘 수 없다는 것이 그녀의 의견이었다. 키리코와 신노스케가 병실을 방문하면 답답하고 응어리졌던 감정들이나 생각들이 사라져서 좋았다.
그러나 그들이 방문하는 시간은 고우에게 주어진 시간의 극히 일부일 뿐이었기에 그들의 방문은 그저 작은 안식이나 쉼이 될 뿐이었다. 그들이 돌아가면 고우는 다시 자신의 생각과의 싸움을 시작해야 했다.
애초에 그들이 악인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의 모방을 배워서 적용했기 때문인가? 한 부분만을 배워서 그 부분만을 증폭시켰기 때문에?
일종의 동족혐오라고 생각했다. 이 경우에는 동감(感)혐오라던가, 동행(行)혐오가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시지마 고우는 그들이 갖고 있던, 하던 행동과 사람에게서 배운 감정이 자신에게도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분명 그들은 자신과 같은 사람을 모방하는데도 사람을 모방하는 로이뮤드를 적으로 생각했다.
세계를 지배하려고 하기 때문에. 사람도 지배하기를 원하는데? 지배라는 것은 물리적인 것 뿐만이 아닌 여러가지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이미 자신도 여러가지 지배의 형태를 받는 존재이기도 하다. 그대로 따라한 것 뿐인데도 자신이 로이뮤드를 적으로 인식했다는 것이 자신이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무서웠다.
그동안 자신이 눈을 돌려왔던 것들이 하나씩 하나씩 떠오르기 시작한다. 다른 로이뮤드는 모르지만, 적어도 그는 체이스는 여타 로이뮤드와는 달랐다. 알게 된 것을 곧이곧대로 받아 그대로 실행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기계의 모습이다. 입력된 값에 따라 시행하는 기계. 하지만 그가 자신을 감싸주고 자신의 누이의 기쁨을 위해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한 것은 기계로는 설명할 수 없다.
애초에 키리코를 향한 마음이 발생하는 것은 기계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부정해왔던 체이스와 부정하고, 경멸하고, 배제했던 자신의 과거들이 떠올랐다.
사람은 나쁘다. 온갖 탐욕과 더러운 것과 음란하고 교만하고 거짓말을 잘 하며 위선자이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로이뮤드가 자신의 감정을 들어내는 솔직한 존재였을지도 모른다.

“로이뮤드는 인간이 아니야.”

고우가 침대위에 누워 몸을 창가쪽으로 틀고 웅크렸다. 로이뮤드가 없어지더라도 악은 계속된다. 아마 스스로의 마음속에도 같은 감정과 같은 마음을 품고 있을 것이다.
사람은 나쁜 본성을 갖고 있다. 그래서 로이뮤드는 악역이었고 나쁠 수밖에 없었다. 인간이 선한 존재였다면 그들은 적이 아닌 신이나 기계와의 교류라는 조금 더 희망차고 긍정적인 이름으로 불렸을지도 모른다.
바보 같고, 한심한 생각이다. 몸을 웅크린 고우가 눈을 감았다. 슬슬 약기운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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