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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은 독신이고 결혼 같은 건 하지 않았어!! (샘플)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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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은 독신이고 결혼 같은 건 하지 않았어!! (샘플)

Fong 2017. 1. 18.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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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와메시의 명물이라 하면 첫째는 특산물인 파, 둘째는 커다란 나무의 형태를 하고 있는 세계적인 바이오산업을 이끄는 유그드라실의 일본 본사 타워 그리고 비트 라이더즈라 불리우는 댄스팀들의 공연들이었다. 1세대 비트 라이더즈는 폭력조직을 기반으로 하고 있었으나 유그드라실의 ‘사람을 위한 디자인 계획’ 중 하나로 수많은 스테이지와 음향기기를 갖추게 하여 댄스팀으로 만드는 것에 성공했다. 조금만 잘못 풀리면 폭력이 오고가는 일도 있었지만, 폭력보단 춤에 더욱 비중을 두기 시작한 2세대를 지나 3세대를 이룬 지금은 자와메의 관광요소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그룹은 군무를 추던 바론과 프리 스타일을 고수했던 가이무였다. 3세대가 시작한 지금은 기존 세대에 있던 사람들이 구직활동에 뛰어들거나 연예인으로 데뷔하는 등 자신만의 길을 찾아 떠나 예전의 명성만큼 치열한 경쟁을 보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 인기는 여전하였으며 명물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지루하고 따분한 의견들이 오고가는 유그드라실 타워의 회의실에서 비트 라이더즈의 1세대의 끝과 2세대의 활동 시기에 은밀하면서도 활발하게 활동했던 쿠레시마 미츠자네는 생기 없고 어디선가 들어본 적만 가득한 회의를 진행하며 따분함을 느꼈다. 차라리 비트 라이더즈로 활동했던 동료들을 모아놓고 진행하는 편이 훨씬 창의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일을 잘해도 낙하산이라는 꼬리표는 따라붙어서 사라지지 않는다. 형도 그랬고 자신도 그것과 싸워 나가야 한다. 실제로 입사는 정식 사원 시험으로 들어왔지만 승진은 낙하산과 다름없이 진행되었다. 대각선 방향에서 따분해 죽을 것 같은 표정의 센고쿠 료마가 검지로 자신의 목을 그어 보였다. 죽을 것 같다는 의미인 걸까.


“그 계획은 3세대 비트 라이더즈들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계획이니 비트 라이더즈들의 리더를 중심으로 인터뷰를 진행하면 어떨까요? 관광객 의견과 시민의견을 합치면 조금 더 창의적인 아이디어나 실용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을까요?”


지지부진한 회의를 참지 못했던 것은 미츠자네나 센고쿠 료마뿐만이 아니었는지 다들 미츠자네의 의견에 동의했다. 미츠자네의 한 마디로 서로의 역할분담이 정해졌다. 미츠자네는 현장 인터뷰 총괄이라는 일을 맡는 것으로 회의가 마무리 되었다.

따분한 회의에서 자리를 지키던 센고쿠 료마는 정리하고 일어나려는 미츠자네를 바라보며 자신의 팬을 들고 책상을 톡톡, 하고 노크하듯이 두드렸다. 할 이야기가 있으니 남으라는 의미를 알아들은 미츠자네가 자리에 앉았다. 다른 사원들도 그 정도의 눈치는 있었기에 빠르게 자리를 비워 주었다.


“아까 발표했던 바이오산업 말인데….”


료마는 사람들이 나가자마자 빠르게 본론부터 제시했다. 자료조사 된 통계가 세계적 추세와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신문이나 국내 평균의 수요와 맞지 않다는, 즉 자신들의 일부의 이익을 극대화 시키기 위한 숫자 조작이 보인다는 이야기였다. 그 배후로 지목될 몇몇 임원들과 하청기업에 관한 시시콜콜한 이야기가 진행되는 와중에 책상위에 꺼내둔 미츠자네의 스마트폰 화면에 익숙하면서도 그리운 이름이 떴다. ‘마이누나’라는 이름이었다. 저녁 약속이라도 잡으려고 하는 줄 알고 살짝 눈을 돌렸다가 그대로 시선을 빼앗겼다.


▶밋치, 혹시 네 가족 중에 타카토라 라는 사람 있어?


형의 이름이다. 미츠자네는 마이에게 형의 이름을 가르쳐준 적이 없다. 헛다리를 짚었다하기에는 너무나 구체적이고 명확한 이름이다. 갑자기 가족에 관한 것은 왜 물어보는 걸까. 자신과의 이야기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을 싫어하는 료마의 눈치를 보며 나중에 답장을 주려고 다시 료마쪽으로 시선을 돌려 했다. 그러나 미츠자네가 눈을 돌리기도 전에 연달아 메시지가 왔다.


▶결혼하시나봐^0^? 내가 예쁘다고 생각했던 커플링을 어떤 분이랑 즐겁게 고르시더라구~


결혼? 누가? 타카토라라는 사람이? 형이? 쿠레시마라는 성을 가진 사람이 사실은 많은 게 아닐까? 그중에 타카토라라는, 형과 똑같은 한자를 쓰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문자를 받을 수 있을 리가 없다. 자신의 시선을 사로잡는 내용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미츠자네가 핸드폰을 바라보았다.

문자를 보고 표정이 굳은 미츠자네군을 보던 료마가 자신이 들고 있던 팬을 미츠자네의 얼굴 앞에서 흔들었다. 급속도로 굳어지는 얼굴이 재미있긴 했지만, 자신이 이야기 하는 도중에 한눈을 파는 건 유쾌하지 않았다. 모처럼 정의로운 일을 하려고 했더니 도통 집중을 못할 줄이야. 역시 동생과 형은 천차만별이라는 생각을 했다.


“미츠자네군~ 왜 갑자기 고장난 얼굴이야?”

“저….”


료마가 알리가 없다. 알았으면 진즉에 놀렸을 것이다. 오히려 더 호들갑을 떨면서 자신에게도 넌지시 던질지도 모른다. 아니지, 의외로 자신을 놀리기 위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미나토씨 라던가, 시드씨 정도면 알 것이다. 자신만 몰랐던 것이 틀림없다. 그렇지 않고서야 형이 예물을 샀을 리가 없다. 마이는 두 달 전부터 동네의 작은 귀금속을 판매하는 가게에 취업하게 되었다. 동네에 있는 작은 가게로 예물을 고르러간 이유는 대체 뭘까. 뭘 숨기기 위함일까?


“죄송한데 급한 일이 생겨서요. 가볼게요.”

“무슨 급한 일인데?”


자와메는 여전히 평화롭고 유그드라실의 도시 전체 시스템 운영 사업에 대한 일들이 착실하게 진행되고 있고, 백년에 한 번 정도 볼 수 있는 자신의 정의로운 일에 대해 놀라 감탄하는 일 말고 무엇이 더 놀라운 걸까. 허둥지둥 짐을 챙기는 모습이 더 수상해 보였다. 큰 쇼크라도 받은 표정이었다. 경황없이 혼란스러워하는 표정을 본 것은 처음이다.


“인사상의 매우 중요한 문제가 생겨서요.”


물론 쿠레시마라는 성을 단 사람답게 문제를 감쪽같이 포장하는 일에 능했다. 이런 쓸모없는 부분만 형을 닮은 모양이다. 료마가 무언가 묻기도 전에 그 이야기는 자신이 형에게 전하겠다며 자료를 자신에게 보내달라는 건방진 말을 남기며 회의실을 나갔다. 아무리 아버지가 있고 형이 있다고는 하지만, 저렇게 상관에게 막대해도 되는 거야? 싶은 마음에 료마가 살짝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료마에게 인사상의 문제라고 했을 때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은 걸 보면 모르는 것이 확실했다. 미츠자네는 친척에게서도 아무런 언질도 듣지 못했고, 어머니나 아버지는 얼굴을 보지 못한지 15년이 넘었다. 그렇기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건가? 형과는 분명 이야기를 했을 것이다. 형과 자신의 소통이 적다하더라도 이런 중대한 사항에 관한 것은 항상 자신에게 이야기 했었다.

그런데 왜 형은 일언반구도 없었던 걸까? 형은 자신을 속이고 있었던 걸까? 왜? 반대라도 할까봐? 무엇 때문에? 형이 자신에게 속이는 것들은 대게 도덕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해서는 안 될 행동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미 알 것을 다 알고 스스로도 구정물에 담그고 들어가게 되는 상황에도 타카토라는 미츠자네에게 어른들의 뒷사정을 숨긴다. 타카토라의 눈에는 아직도 어린 모양이다. 그렇다면 이 결혼도 뒷사정으로 생긴 것일까. 다른 건 몰라도 결혼을 뒷사정으로 성사시킬 사람이 아니다.

미츠자네는 사무실에 들려 급한 일이 있다며 퇴근을 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차에 탔다. 이럴 때는 낙하산 인사라는 꼬리표가 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형이 자신에게 숨겨야 할 어른의 사정이란 무엇일까. 작년 까지만 해도 미성년자였다던가? 형이 그럴 일은 없겠지만, 결혼하기도 전에 먼저 동침을 해서 아이가 생겼다던가? 자신이 생각한 이야기라도 현실성이 없었다. 뭔가 조금 더, 사회적 파장을 일으킬만한 것을 생각하자면…


“동성연애?”


핸들을 잡고 주차시켰던 차를 빼기 위해 악셀을 밟다가 미츠자네가 스스로를 비웃었다. 형이 그런 이유로 자신의 연인을 숨길 리가 없다. 더욱이 자신이나 주변사람들에게 숨겼을 리가 없다. 지금까지 형은 이성에게 관심을 보인 적이 없다. 토우카씨가 가끔 감정을 들어내지만 형은 여전히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평소처럼 대한다. 매스컴에 알려질 것을 생각해서 말을 아낀 것이라면 이해할 수 있다. 일본에서 동성혼이 합법이었나? 그러면 형의 결혼 상대는 대체 뭐라고 불러야 할까.

일단은 집으로 가서 형을 기다리는 것이 먼저였다. 오늘은 형이 휴가를 낸 날이다. 그래, 이것부터 수상하다고 생각했어야 했다. 형의 결혼 상대가 동성일지도 모른다는 비교적 현실적인 생각을 하니 조금 안심이 되었다. 미츠자네는 형의 성적 취향에는 관심이 없었다. 누구라도 좋으니 결혼을 하고 자신에 관한 관심을 끊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집에 주차를 하기 위해 차를 몰고 들어갔다. 타카토라의 차가 주차되어 있는 것을 보고 굳이 기다릴 필요가 없어졌다는 사실에 벌써부터 마음이 홀가분해진 기분이었다. 사용인들은 미츠자네의 귀가를 보고 놀란 표정을 지으며 당황하고 있었다. 무슨 하지 못할 일이라도 했던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 얼굴에 감정기복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인데 감정이 확연하게 들어나는 것이 신기했다.

특히 토우카가 여러 가지 감정이 담긴 표정을 지으며 차를 거실로 옮기고 있었다. 그녀는 마츠자네를 보며 일부러 조금 큰 소리로 인사했다. 거실 쪽의 사람들에게도 분명하게 들리는 목소리와 약간의 분노를 품은 얼굴이기도 했다.


“다녀오셨어요. 미츠자네 도련님.”

“… 네.”


먼저 들어가서 확인 해보라는 표정이었다. 미츠자네? 하고 놀란 타카토라의 목소리도 들려왔다. 토우카가 가져온 쟁반에는 자수가 놓인 티코지로 감싸진 차 주전자와 화려한 꽃이 그려진, 여자 손님이 아닌 이상 절대로 내지 않는 홍차잔이 두 개와 그에 맞는 컵받침이 올려 있었다. 여자? 미츠자네는 토우카가 들고 오는 쟁반 위를 살짝 본 후에 거실로 발을 디뎠다.

평소와 다름없는 옷차림의 타카토라가 있었다. 흑색에 눈에 띄지 않는 은색의 세로줄 스트라이프의 정장, 녹색의 손수건. 오늘은 단추가 검은색에 가까운 남색의 단추로 된 새하얀 셔츠를 입고 있었다. 작년부터 입기 시작한 셔츠인데, 미츠자네는 개인적으로 타카토라가 입고 다니는 옷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맞은편에는 단정한 여성이 앉아 있었다. 무릎까지 내려오는 단정하고 짙은 남색 바탕에 연한 금색의 체크무늬가 들어간 원피스였다. 무릎위에 가지런히 놓인 핸드백은 몇 년 전 모 명품회사에서 나온 가방이었다. 젊은 여성보단 30대 중반을 타깃으로 한 단정한 분위기의 가방이다.

타카토라는 놀란 얼굴로 미츠자네를 보았다. 거실에 있던 여성과 타카토라, 미츠자네의 얼굴에는 당황함이 그대로 묻어 나왔다. 토우카는 무표정한 얼굴로 거실 소파에 앉아 있던 두 사람 몫의 잔을 앞에 두고 티코지로 덮은 차 주전자를 중간에 두었다. 여유로운 걸음으로 미츠자네의 몫의 찻잔을 가져오기 위해 주방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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