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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큐/스가른

[카게스가] 이것은 명백한 편애입니다

Fong 2017. 1. 28. 00:11

카게스가 전력 60 : 차이 (gap)


전력 60인데 60분 안에 끝내지 못하는 병...ㅠ0ㅠ





“저기요. 오이카와씨.”


스가와라의 날카로운 목소리에 평소와 다름없던 사무실이 일순간 조용해진다. 때를 모르고 울리는 전화벨소리에 카게야마는 침을 삼켰다. 스가와라 외의 목소리를 내기가 두려웠지만, 왜 받지 않느냐고 따가운 눈총을 받기 전에 카게야마는 맹렬하게 울리는 자신의 전화를 받았다. 네, 카, 카게야마입니다. 총무부로부터의 내선이었다.


“오이카와씨가 신입사원인가요? 계산은 컴퓨터가 해주는 건데 왜 자꾸 금액을 틀리게 입력하시는 건지 알 수가 없네요.”


저번에 카게야마씨가 보내 주셨던 계산서요, 잘못된 점이 있는 거 같은데요. 카게야마는 그 전화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다. 어떡하지, 스가와라씨한테 엄청 혼나겠다. 지금 당장 사수인 오이카와가 그것으로 한 소리를 듣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좋지?


“세금 계산도 수식설정 만으로도 해결되는 건데 도대체 왜 수기입력을 하신 거죠? 강의가 필요하시면 신청 하시라고 제가 다섯 번도 더 말하지 않았나요?”


오이카와는 이번으로 세 번째, 스가와라에게 같은 지적을 받고 있었다. 가장 초보적인 실수이면서도 가장 해서는 안 될 실수였다. 원래라면 곧바로 총무부로 넘겨야 하는 것이었으나, 몇 번의 실수에 스가와라가 오이카와의 것을 확인하고는 또 같은 실수로 화를 내고 있는 중이었다. 연초는 항상 바쁘고 예민한 시기였으나 오늘의 스가와라는 더욱 민감해 보였다. 아무래도 오전 회의가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 같다.

카게야마씨? 하고 되묻는 목소리가 들렸다. 네, 죄송합니다. 지금 당장 수정해서 보내드릴게요. 하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으나 이미 스가와라의 귀에 들어간 모양이었다. 스가와라의 눈이 카게야마쪽을 향했다가 다시 자신의 앞에 있는 오이카와에게로 돌아갔다. 다음 타자는 자신인 모양이다.


“수정하겠습니다.”


스가와라에게서 서류를 받아 든 오이카와의 뒷모습이 어딘가 불쌍해 보였다. 언제나 의기양양한 영업부의 오이카와는 스가와라 과장의 앞에만 서면 작아지거나 긴장했다. 입사 동기라고 들었는데 두 사람은 전혀 친해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카게야마씨.”

“네!? 네!!!”


쿠당탕 하는 소리와 함께 카게야마가 벌떡 일어나면서 의자가 넘어졌다. 바퀴가 덜덜거리며 돌아가고 있었고 카게야마는 잔뜩 당황해서 굳은 상태로 스가와라를 보았다. 혼날까봐 걱정하는 강아지 같은 얼굴로 스가와라를 보았다. 스가와라에 얼굴에 살짝 경련이 일어났다.


“카게야마씨도 총무팀에 서류 넘기기 전에 먼저 저한테 보여주세요.”

“아, 알게엣습니다!”


우렁찬 대답에 스가와라가 손으로 입을 막았다. 어깨가 살짝 떨려오는 것을 보며 오이카와는 이 불만스러운 사태에 대해 토로할 사람을 찾아야 했다. 이와이즈미는 인사부라서 더 바쁠 텐데, 결국 사람을 찾고 찾다가 남은 사람은 스가와라 뿐이었다. 방금 스가와라에게 그렇게 크게 한 소리를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밖에 말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 통탄스러웠다.

아니지, 이 차별적인 행태에 대해서 불만을 제기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분명 카게야마도 같은 실수를 했거나 0을 덜 붙이거나, 품목 분류를 잘못했거나 중 하나인데 왜 카게야마에게는 호통 한 번 치지 않는 건가? 카게야마의 사수로 있지만, 단 한 번도 카게야마 혼자서 혼나는 걸 보지 못했다. 이건 차별이다.


◀ 스가쨩 너무 눈에 띄게 편애하는 거 아냐?

◀ 아까 웃으려다가 얼굴 떨리는 거 다 봤거든?

▶ 너 다 고치긴 했어?

◀ 아니 솔직히 이게 그렇게 대놓고 혼날 일이야?

◀ 그냥 좀 말해주면 되는 거잖아.


네가 승진 못하는 이유가 그거 틀리는 거 때문이라는 거 알면 잘도 그런 소리가 나오겠다. 회의에서도 나온 말이었다. ‘오이카와씨는 실적은 좋은데 잔 실수가 많아서...’ 라는 이야기를 왜 총무부의 입에서 듣게 만드는 건가. 회의에 참여했던 이와이즈미가 대높고 크게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던 사실도 모르면서.

그냥 말해도 되는 일이긴 했지만, 그게 한두번 이였어야지. 오늘 회의 때 들고 간 자료에도 난 오타에 스가와라가 다 창피했었다. 오이카와를 믿었기에 대략적인 것만 확인했는데, 이렇게 스가와라를 배신할 줄은 몰랐다. 부장에게 혼난 건 물론이거니와 영업 3과의 이미지 관리도 제대로 못했다. 작년에도 오이카와의 실수가 고스란히 남긴 것으로 실적보고를 했었던 것을 생각하니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 네 잘못 맞잖아. 이게 지금 한 두 번이야?

▶ 그리고 내가 언제 편애를 했다고 해? 누굴?


지금 정말 몰라서 묻는 거야? 오이카와가 고개를 돌려 보니 스가와라는 평온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바로 옆에 앉은 카게야마가 수정을 끝낸 서류를 들고 스가와라에게 내밀었다. 마치 0점맞은 시험지를 부모님께 내미는 것 같은 얼굴이었다. 스가와라는 당연하다는 얼굴로 카게야마의 컴퓨터에는 ‘수정완료’ 라고 찍혀 있을 서류에 빨간색 팬을 들고 줄을 긋기 시작했다.

오이카와와는 달리 살짝 웃으면서 조근조근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친절하고 상냥한 영업 3과의 스가와라 코우시의 모습으로 카게야마를 대했다. 물론 스가와라는 기본적으로 상냥한 사람이긴 하지만, 오이카와 눈에는 그저 평범한 상냥함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 토비오쨩은 왜 안 혼내?


휴게실이었다면 입술을 내밀고 툴툴거렸을 텐데, 오이카와 스스로도 메시지를 보내고 보니 유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스가와라의 머릿속에는 자동재생이 되겠지. 카게야마를 돌려보낸 후에 스가와라가 메시지를 확인했다.


▶ 카게야마를 어떻게 혼내? 내가 이름만 불러도 긴장하는데.

▶ 그리고 카게야마는 이제 1년차인데 그 정도는 넘어갈 수도 있는 거지. 어떻게 너랑 같은 선상에서 비교를 해?

▶ 카게야마는 너랑 다르게 성실하거든? 내가 부를 때 마다 긴장하긴 하지만 복사도 잘하고, 서류도 금세 가져다주고 오고, 커피도 잘 타. 먹는 것도 얼마나 복스럽게 먹는데. 넌 깨작깨작 거리잖아.


스가와라의 타자가 이렇게 빨맀던가? 아니 그전에 무슨 칭찬할게 없어서 복사를 잘한다는 칭찬을 해? 그냥 기계에 넣고 버튼만 누르면 되는 건데! 커피는 바로 오늘 아침에 스즈키씨가 일부러 신경써서 내려서 그런지 맛있다면서! 항상 물양 조절도 못하는 맹탕 인스턴트 커피가 맛있다고?!


▶ 실수하면 금세 죄송합니다 하면서 나오는데 어떻게 화를 내?

▶ 퇴근하기 전에는 미안한 표정으로 퇴근해도 되냐구 물어오는 애한테 화를 내는 게 사람이야?


그럼 지금 네가 나한테 한건 사람이 할 짓이 아닌 게 되는데? 왜 카게야마 한정으로 이렇게 싸고 도는 거지? 마음에 든다는 건 알지만, 공사구분은 해야 하는 거 아닌가. 공사정도는 하고 있지만, 그래도 너무 대놓고 편애하고 있지 않은가. 아마 우리팀 사람들은 다 알걸?


◀ 그래도 잘못한건 제대로 화를 내고 가르쳐야지.

◀ 네가 그랬잖아!


스가와라가 승진하던 날, 동기이긴 하지만 직급이 높아지니 쓴소리도 하게 될지도 모른다며 멋쩍어하던 모습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언제 그런 말을 했었는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냉철한 모습도 자주 보였다. 물론 작은 실수들을 많이 했다. 매년 보고서에 계산이 잘못된 것을 올린 자신이 잘못이긴 하다.


▶ 너야 말로 카게야마한테 화 좀 내지 마. 사람이 좀 늦게 배우고 모를 수도 있지.


그래도 네가 이런 말을 나한테 하면 안 되는 거지! 오이카와는 이 상황이 실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옆을 힐끔 쳐다보니 카게야마는 아는지 모르는지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다. 저번 주 회식이 끝나고 술에 취해서 벌겋게 된 얼굴로 오이카와를 붙잡고 진지한 얼굴로 ‘어떻게 하면 스가와라 과장님께 사랑받을 수 있을까요?’ 라는 질문을 한 뒤로 오이카와는 이 두 사람의 관계가 신경쓰여서 뭐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당사자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아 오이카와도 답답해 죽을 것만 같았다.

그럼 서로 말을 하던가, 오이카와는 여전히 카게야마가 얼마나 유능하고 귀여운지에 대해 말하는 메시지 창을 보면서 카게야마가 고치는 것을 바라보다가 ‘거기다 그거 넣는 거 아니야.’ 라고 말하며 잘못된 점을 말해 주었다. 아직 서로 갈 길이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맞관인데 삽질하는 두 사람이 쓰고 싶었는데 너무 짧... 앗던거 같고 뭔가 설명도 적은거 같은...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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