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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니타니] 비밀 연애란 없다 본문

문호 스트레이독스

[쿠니타니] 비밀 연애란 없다

Fong 2017. 3. 15. 02:09


쿠니타니 너무 잘 어울리는데 완전 제안에서 사귀는데 연성이 안보여서 후다닥... 해 보았습니다.

일찍볼걸 그랬어요.. ㅠㅠ

아직 2기 9화 까지 밖에 정주행 딱 한번 해서 호칭이 이상할 수도 있습니다...ㅠㅠ 3번은 보고 오겠습니다ㅜㅜ





“정말이지... 아저씨들은 왜 이렇게 냄새가 나는 건지 모르겠어요!”


등기 소포를 우체국까지 발송하고 돌아온 타니자키 나오미는 투덜거리며 탐정 사무실 안으로 들어왔다. 다녀왔어? 하며 웃어주는 나오미의 오빠, 준이치로가 아니었다면 계속해서 인상을 구기고 있었을 것이다.

나오미는 행복한 표정으로 웃으며 준이치로를 와락 껴안았다. 우와악, 하고 작업하던 문서에 이상한 문자들이 쓰였다. 자신의 오빠에게 최대한 달라붙어서 목덜미에 코를 묻고 얇은 옷 안으로 서슴없이 손을 넣었다. 준이치로는 히이익 하고 놀라며 움찔거렸지만 나오미는 아랑곳하지 않고 준이치로의 냄새를 맡았다.

복식호흡을 하듯이 깊게 들여 마셨다가 내뱉었다. 나오미의 숨이 살결에 닿을 때 마다 움찔거렸다. 향기로운 꽃내음이라도 맡은 사람처럼 행복한 표정을 아아, 하고 감탄사를 내뱉었다.


“아저씨들에 비하면 오라버니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향기로워요!”

“그, 그래?”


무장탐정사의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누군가가 이야기를 시작하면 그 사람에게 시선을 둔다. 하던 일을 잠시 멈출 때도 있지만 일부 사람들은 일을 계속하면서 이야기를 듣는다. 모두가 바라는 가족적인 분위기란 아마도 이러한 환경일 것이다.


“나오미는 최근 산 바디샴푸 냄새가 너무 마음에 들어요! 이름이 뭐더라? 그....”


나오미가 신이 나서 이야기를 하다가 화장실이 놓인 바디샴푸의 겉면에 쓰인 문구를 기억하려 애썼다. 으음, 하고 고민할 동안 누군가는 종이에 열심히 무언가를 적어 내려가는 소리를 냈고 누군가는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소리를 냈다. 계속되는 나오미의 침묵에 좀처럼 멈출 줄은 모르고 규칙적이고 균일한 소리를 내던 타자 소리가 멈췄다.


“탄제린.”

“맞아요! 탄제린! 탄... 제린...?”


짧고 굵은 답변이었다. 말을 듣고 있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전부 듣고 있었던 쿠니키다 돗포의 목소리가 울렸다. 그리고 안경을 올리고 자시 자신의 할 일을 이어나갔다. 나오미는 신이 나서 쿠니키다의 답변을 듣고 쿠니키다가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웃었다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화기애애했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마치 한밤중에 내린 눈길에 첫 발자국을 내딛는 것처럼 쿠니키다가 부드럽게 두드리는 자판 소리가 울리다가 그 정적의 근원 깨닫고 손을 멈추었다. 지금 당장 여기서 빠져나갈 그럴듯한 이유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오라버니.”

“으, 으응? 왜?”


나오미의 손길은 거침없었다. 목에서부터 셔츠를 들춰서는 자신의 오빠의 몸을 눈으로 구석구석 훑어보기 시작했다. 으아악! 하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누구도 아랑곳 하지 않았다. 타니자키 남매의 항상 있는 일이었다.


“헤에- 쿠니키다 군이 바디샴푸 냄새도 알아맞힐 정도로 코가 좋을 줄은 몰랐네요! 저도 잘 몰랐는데-.”

“그러게! 나도 몰랐는데! 쿠니키다 군, 대단한 능력이네~?”


왜 하필 사무실에 모든 사람들이 있을 때 이런 대화가 오고 간 걸까. 자신이 알고 있는 해답이 곧장 들려오지 않으면 답답하게 생각하는 버릇 때문에 무심코 대답해 버렸다. 심심하던 차에 잘 되었다는 표정의 에도가와 란포와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하며 실실 웃는 다자이 오사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시끄러워! 라고 반박하자 부끄러워 하기는, 하며 다자이가 달라붙었다. 자세하게 말해봐, 응? 내가 잘 알려 줄게. 이미 목소리에 장난기가 가득했다. 쿠니키다는 전부 반응해 주면 더 붙잡고 늘어질거라 생각하고는 대답하지 않고 모니터에 시선을 두었다.


“오라버니,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 해주실 거죠?”

“그....”


뭐라고 말해야 하지. 아니, 어디서부터 말해야 하는 걸까. 이미 교제를 시작한지 조금 되었다는 것부터? 그래도 아직 진한 스킨십은 한 적이 없는데. 준이치로는 동생에게 무슨 대답을 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시시각각 변하는 표정을 보고 재빠르게 바디 샴푸를 사러 갔던 날의 이야기를 꺼내기로 했다. 그날 같이 쿠니키다와 마트에 갔었으니까. 이게 가장 현명한 대답임이 틀림없다.


“저, 저번에 바디 샴푸 사러 마트에 갔었잖아? 그때 쿠니키다 씨랑 만나서... 그때 계산하는 걸 봐서 그래.”


그래 그거야! 하고 쿠니키다가 마음속으로 외쳤다. 여기서 괜히 섣불리 강한 긍정을 했다가 이상한 오해를 살 것 같다는 생각에 쿠니키다는 침묵했다. 이정도면 나오미도 다른 사람들도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전이라는 건 2주 전을 말하는 거죠? 쿠니키다 군이 조사하러 갔다가 5시 18분쯤에 시내 마트의 한정 도시락 들고 돌아 왔던 날.”

“맞습니다. 그때....”


에도가와는 관찰력이 좋으니까. 그 때 사왔던 도시락은 편의점 도시락보다 맛이 좋다며 흡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완벽한 알리바이다. 시간까지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으니 나오미도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점점 의심이 풀려가기 시작했다. 준이치로도 안도의 한숨을 작게 내쉬었다.

역시 그런거죠? 하며 다시 한 번 준이치로의 목을 꽉 껴안은 나오미가 웃었다. 답지 않게 말실수를 했다는 생각으로 잔뜩 긴장하고 있던 쿠니키다도 한시름 놓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에도가와의 말을 듣고 한참이나 침묵을 지키며 무언가를 생각하던 다자이가 입을 열었다.


“쿠니키다 군이 조사하러 간 쪽은 마트랑 반대 방향 아냐?”


다자이의 그 한 마디에 평소대로 돌아왔던 사무실의 분위기가 다시 조용해졌다. 이제는 한기까지 느껴졌다. 이런식으로 밝히고 싶지는 않았는데, 쿠니키다가 눈을 굴려 준이치로 쪽을 보았다. 준이치로도 이제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모르는 표정이었다.

그래, 뭐든지 알아내는 탐정 사무소에서 3개월이나 속였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더 이상은 피할 길이 없었다. 좋게 생각하면 된다. 신과 다름없는 사랑하는 동생을 속이며 마음 졸일 일도 없으며 일부러 눈을 속여가며 만나지 않아도 된다. 조금 무섭지만, 결국 밝혀야 할 때가 오고 만 것이다.


“그....”

“그....”


두 사람이 동시에 입을 열었다. 이런 점도 어찌나 놀랍고 기쁘고 즐거우며 사랑스러운지. 같이 입을 열었다는 것 만으로도 교제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두 사람 다 얼굴을 붉혔다.

3개월의 비밀 연애여, 안녕.





쓰고싶은거 엄청 많은데 다 쓸 수 있을까 VS 혼자파다 죽는거 아닐까

의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습니다....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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