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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큐/스가른

[카게스가] 카게야마 선배의 사랑

Fong 2017. 4. 2. 23:58

짧은 만우절 기념연성입니다..

만우절 지났... 지만..ㅠ.ㅠ.ㅠㅠㅠ

엉엉 미안해 애들아 사랑해





“좋은 아침입니다! 선배님들!”

4월 1일 아침, 밤새 핸드폰으로 여장을 하자, 옷을 거꾸로 입자의 세 가지 만우절 장난 중 하나를 정해 아침에 투표를 하고, 오후 부 활동에서 적용하자고 했던 1학년과 2학년의 회의가 허무할 정도였다. 아사히와 다이치, 스가와라가 배구부 체육복이 아닌 학교 체육복을 입고 등장했다.

“서, 선ㅂ....”

“역시 선배님들이시네요! 저도 앞으로 더 빨리 오겠습니다!”

스가와라가 웃으며 말했다. 아사히는 오히려 선배라고 부르는 편이 더 쉬웠는지 금세 적응했고, 사와무라는 후배들이 허튼 행동을 할 때마다 버럭, 하고 화를 내고 싶어 했으나 그럴 때 마다 스가와라가 사와무라의 팔을 잡으며 멈추는 바람에 제대로 소리친 적은 없었다.

하루 한정 선배가 되어버린 카게야마 토비오는 이 상황을 받아드리기 어려웠다. 분명 어제 잠들기 전 까지 했던 통화에서는 아무런 변화를 느끼지 못했었는데, 이렇게 하루아침에 자신도 모를 장난을 치는 스가와라가 철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제 연상의 연인이 귀엽다고 느꼈다. 진짜 고등학교 1학년때의 스가와라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지금보다 부드럽고, 향기롭고, 말랑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웃는 얼굴이 아름다운 사람인데, 고등학교 1학년 때는 아름다움에 귀여움까지 함께 했을지도 모른다.

불과 2년 전의 스가와라를 생각하는 것 만으로도 눈앞에 있는 스가와라와 함께 있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손을 잡게 된 이후부터는 계속 스가와라에게 닿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 그 생각이 가장 간절했다. 그러나 츠키시마의 ‘제왕님’ 이라는 호칭에 모든 상상이 깨져있었다.

카게야마는 아침 연습 시간 동안 단 한 번도 스가와라를 부르지 않았다. 선배가 아닌 스가와라를 생각해본 적도 없었으며 이런 분위기를 어떻게 소화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부 활동이 끝나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이 배구부 외의 곳에서도 적용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카게야마 선배!”

쉬는 시간에 마시는 요구르트를 쭉 들이키던 카게야마는 스가와라의 목소리에 요구르트를 목 뒤로 고통스럽게 넘기며 콜록거렸다. 놀라셨어요? 죄송합니다! 영락없이 군기를 꽉 잡은 선배를 대하는 말투였다.

“스가와라씨, 지금은....”

“헤헷, 선배. 오늘은 요구르트시네요!”

해실해실 웃으며 말하고 있었지만, 저 얼굴은 카게야마에게 강요하는 얼굴이었다. 어서 자신을 후배취급 하라는 얼굴이 분명했다. 이제 막 교제하기 시작한 사이인데, 이제 손을 잡게 된지 이 주일 밖에 안 되었는데. 끙, 하고 잠시 앓는 소리를 내던 카게야마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어, 어, 응. 스가와라 선, 아니 너도 마실래?”

“네!”

카게야마가 주머니에서 동전지갑을 꺼내려고 빈손을 주머니 안으로 찔러 넣었다. 그러나 스가와라는 카게야마의 손에 들린 팩의 빨대를 향해 서슴없이 살짝 입을 벌렸다.

새하얀 빨대에 먼저 닿은 것은 스가와라의 입술이 아닌 혀였다. 그 빨간 혀가 먼저 빨대의 기둥 부분을 먼저 쓸어 올린 후에 스가와라가 입술로 빨대를 덮었다. 보통 얻어 마실때의 모습과는 조금 달랐다. 좀 더 깊숙이, 무언가를 깊게 빨아드리려는 행동이었다.

오무린 입술로 천천히 빨대를 타고 두 모금 정도 마신 후에 천천히 고개를 뒤로 젖히며 빨대를 입에서 빼냈다. 그리고 빨대 끝에 매달린 방울을 다시 혀로 핥아 말끔하게 닦아냈다.

그 모습을 본 카게야마는 이유는 모르지만 낮뜨겁다는 생각을 했다. 얼굴을 잔뜩 붉힌 카게야마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있을 때, 스가와라가 입을 열었다.

“감사해요. 선배! 맛있었어요!”

그리고 빠르게 카게야마를 지나갔다. 뒤늦게 스가와라가 지나가는 뒷모습을 눈으로 좇았다. 귀는 물론이거니와 목까지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방금 그건 뭐였을까, 얼굴이 화끈거려서 좀처럼 진정시키기 어려웠다.




“스가와라 선, 아니... 스, 스가와라.”

“네, 선배.”

부 활동 중에도 3학년의 후배 역할은 변함이 없었다. 사와무라는 몇 번이고 고비를 넘기다가 결국 마지막이 터졌다. 3학년들은 정말 1학년이 된 것처럼 마지막까지 남아서 체육관과 부실을 정리하고 나왔다. 열쇠는 스가와라가 챙겼다.

“언제까지 하실, 하는 거야?”

카게야마는 이 상황이 불편해서 참을 수가 없는 모양인지 스가와라를 간절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이렇게 곤란한 표정을 본 적이 없었던 스가와라는 항상 무뚝뚝하기만 하다가 가끔 부끄러워하는 모습만 보던 카게야마의 새로운 모습이 즐거웠다.

원래는 방과 후에는 제대로 카게야마, 하고 불러줄 생각이었지만 이 반응을 보니 오늘 밤에 통화할 때 까지 불러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심스럽게 잡은 손을 가볍게 흔들던 스가와라가 입을 열었다.

“제가 좋아하는 애칭으로 불러 주시면요?”

과연 알 수 있을까? 순간 카게야마는 세상에서 단 한 번도 공부한 적 없는 표정으로 스가와라를 보았다. 혼란과 혼돈에 빠졌다. 라고 표현하기에 적절한 얼굴이었다. 잠시 눈동자의 초점이 흐려진 것 같기도 했다.

무슨 애칭으로 불러줄까. 애초에 애칭 같은 건 없었다. 설마 달링, 이라거나 허니와 같은 이름으로 부르려나? 아니면 자신과 연관되는 이미지나 동물로 부를 수도 있다. 귀염둥이 라던가, 이쁜이 같은 조금 가벼워 보이는 호칭일수도 있겠지.

한참을 고민하는 카게야마는 끝내 두 사람이 헤어져야 하는 곳 까지 입을 열지 못했다. 이제 두 사람이 서로 자신의 길로 가야 한다는 것을 자각한 카게야마가 숨을 잔뜩 들이 마시고 스가와라를 보며 입을 열었다.

“코우시.”

전혀 생각지도 못한 단어에 스가와라의 웃던 얼굴이 순간 멍한 표정으로 변했다. 카게야마는 스가와라의 이름만 불렀을 뿐인데도 이미 불에 타는 것처럼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낮에 놀렸던 것보다도 더 빨게진 것 같다.

“나는 코우시의 모든 것을 좋아하니까, 코우시 밖에 생각이 안나.”

아직도 잡고 있는 손에 힘이 들어갔다. 긴장으로 축축해진 것이 이제야 느껴졌다. 스가와라는 카게야마의 말에 돌려줄 말을 생각하지 못하고 약간 차가운 밤공기만 들이마셨다.

“진짜, 진짜로 좋아 하는데... 그... 이제 그만 해주시는...!”

카게야마의 대답에 스가와라가 안겨왔다. 훅, 하고 풍겨오는 스가와라의 냄새가 좋았다. 묘하게 차가운 밤공기 속에 닿는 스가와라의 온도도 좋았다. 자신의 품에 얼굴을 묻은 스가와라를 조심스럽게 안아 보았다. 따끈하고 말랑한 느낌이었다.

“나도 좋아해, 카게야마.”

만우절 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거짓말로 느껴지지 않았다. 카게야마는 그 말에 마치 어린아이가 곰 인형을 껴안는 것처럼 팔에 힘을 주어 스가와라를 껴안았다. 아까 낮의 스가와라의 모습이 떠올랐다.

아마 이것이 사랑을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우절 기념 요비스테 하는 카게야마가 보고싶다!! 라는 생각에서 이것저것 추가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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