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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오이] 나는 너의 무너지는 순간이 좋다

Fong 2016. 5. 14. 23:33

이와오이 전력 : 불완전의 논리


스스로 쓰고 나서도 ??? 스럽다.

자신의 불완전함에 괴로울 때 마다 이와이즈미를 찾으는 오이카와가 보고싶어서 썼는데요... (말잇못


조금 늦게 시작해서 얼추 60분을 맞추긴 했다.. 헤헤헤...







사람은 완벽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노력하고, 고뇌하고, 고통스러워한다. 완벽하게 되기 위해서 기준을 만들고 그것을 넘고, 기준을 만들고 난 후에도 만족하지 못해서 더 높은 곳을 향한다. 불만족은 괴로움을 낳고, 괴로움은 갈증이 되어서 사람을 망가뜨린다.

그건 학문적인 것부터 시작해서 재력, 재능 그 모든 것에 해당한다. 사랑에도 적용된다. 이와이즈미 하지메는 그것이 자신에게도 해당된다는 것이 괴로웠다.

도대체 오이카와는 몇 시간째 서브를 넣고 있는 걸까. 공과 체육관의 바닥이 마찰하는 소리가 천둥처럼 울렸다. 비가 와서 습한 기운이 가득한 체육관은 부원들이 많았을 때는 덥고 괴롭게 목을 죄어왔다가 밤이 되자 서늘한 기운과 아직 식지 않은 체육관의 공기와 뒤범벅이 되어 있었다. 끈적하게 달라붙어 오는 것이 기분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오이카와는 연습을 멈출 생각이 없었다. 가볍게, 하지만 신중하고 공을 공중으로 던지고는 튼튼한 다리로 한 발, 두 발, 세 발째에 뛰어올라서 매섭게 내리친다. 그러나 공은 네트에 맞고 넘어가지 못했다.


“젠장!”


공을 잡기 위해 오이카와가 손을 뻗었다가, 자신이 모든 공을 내려쳤다는 것을 자각하고는 괜히 혀를 찼다. 이제 그만 가자, 라고 이와이즈미가 말하기도 전에 오이카와 먼저 말을 꺼냈다.


“이와쨩, 먼저 가.”


우시지마 와카토시에게 패배한 후부터 점점 자신을 혹사시키기 시작했다. 중학교때의 일을 반복한다는 것을 스스로도 알면서도 오이카와는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치밀했다. 자신의 한계를 알기 때문에 그 지평을 점점 더 늘려가는 방법을 알았고, 효율적으로 몸을 굴리는 데에는 이미 도가 튼 상태였다. 그것을 계산하는 것은 능하지만, 그에 따라서 감정을 다스리는 것에는 능하지 못했다.

이와이즈미는 대답하지 않고 공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오이카와는 말없이 이와이즈미의 움직임을 보다가 입술을 깨물었다. 머릿속에 자신이 성공한 서브의 숫자가 동동 떠다닌다. 그냥 넣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점프 플로터로 넣어야 했고, 가장자리에 아슬아슬하게 넣어야 했으며 내려치는 것도 스파이크나 다름없는 힘으로 내려쳐야 했다. 이것저것 조건을 하나하나 내세우다 보면 마음에 들게 넣은 서브의 숫자는 점점 줄어든다.

싫다. 미야기 현의 베스트 세터라는 칭호도 다 쓸모없게 느껴진다. 아오바죠사이의 부장이라는 자리도, 그 카게야마 토비오를 이겼다는 것도 소용없는 것들이다. 자신의 한계, 자신의 약점 뿐만 아니라 자신의 팀의 약점과 한계가 계산된다. 세터인 자신이 모든 것을 커버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게 되지 않는다. 무능한 자신에게 화가 난다.


“나도 그 꼬맹이처럼 근거 없는 믿음이라던가, 가능성을 믿었어야 했을까?”


공을 줍던 이와이즈미가 허리를 숙이다 말고 오이카와를 보았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저 얼굴을 보면 뻔하다. 머릿속에든 생각을 입밖으로 낸다는 건 곧 한계가 찾아왔다는 이야기이다. 가는 길에 우유빵이라도 사준다는 말로는 풀리지 않을 것 같았다.


“아니면 토비오처럼 천재적이라던가, 우시와카처럼 압도적이라서 한계가 보이지 않았어야 하는거 아니야?”


누구를 향한 원망도 될 수 없다. 가끔은 오이카와가 ‘나 배구 그만 할래’ 라는 말을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지만, 오이카와는 단 한 번도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그렇게 갈망하면서도, 손에 닿은 적도 없으면서 포기하지 않는다. 


“이와쨩, 난 왜 완벽하지 않을까?”


평소라면 내가 너와 함께 있으면 천하무적이라던가, 완전하다는 것과 비슷한 말을 해야 했는데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하고 싶지 않았다. 오이카와의 입에서 자신의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와이즈미는 화가 났다. 매번 오이카와에게 속이 좁다, 애같다고 하던 자신이 꼴사나울 정도로 어처구니없는 이유였다.

이와이즈미는 대답하지 않고 계속해서 공을 정리했다. 오이카와는 그 상태로 못 박힌 듯이 서 있었다. 빨리 와서 위로해줘, 라고 말하는 것 같았지만 움직이지 않았다. 그렇게 갈구하는 모습이 좋았다. 채워지지 않는 것들을 어떻게든 담아보려고 발악하는 것이 애처롭게 보여도 좋았다.


“정리는 내가 할 테니까 가서-.”

“이와쨩, 키스해줘.”


채워지지 않는 것을 위해 가장 먼저 손을 뻗는 것이 자신인 것이 좋았다. 자신으로 채워지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자신으로 가득 채우기 위해 필사적인 오이카와가 좋다. 이와이즈미는 움직이지 않았다. 가서 키스는 아니더라도 머리라도 쓰다듬어줘야 하는데,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자신을 애처롭게 바라보는 모습이 가학심을 불러일으켰다. 내가 원래 이런 사람이었나, 싶을 정도로 심술을 부리고 싶어졌다.


“이와쨩. 빨리, 해줘.”


자신을 갈망하는 모습이 좋아서, 울부짖는 얼굴이 좋아서, 간절한 목소리가 좋아서 이와이즈미는 대답하지 않았다. 움직이지 않는 이와이즈미를 바라보던 오이카와서 스스로 발걸음을 옮겼다. 단숨에 그의 앞으로 다가가서 입을 맞추었다.

마치 퍼즐의 조각을 맞추는 것처럼 빈틈없이 닿은 입술사이로 혀가 뒤엉켰다. 눈을 꼬옥 감는 오이카와의 눈가에 눈물이 한 방을 져서 떨어졌다. 이와이즈미가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몸을 부르르 떤다. 다급하게 엮어오는 혀가 기분 좋았다. 나에겐 너 뿐이야, 만족하지 못하면서도 계속해서 찾는 그 모양세가 좋아서 견딜 수가 없다.


“나는 이와쨩이 없으면 안 돼.”


이와이즈미 하지메라는 사람으로 채울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 외에 다른 것으로 채울 방법을 몰라서 자신을 찾는 오이카와가 좋다. 이와이즈미는 오이카와가 자신의 불완전함을 영원히 채우지 못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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