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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큐/스가른

[다이스가] 고온다습한 곳에서 보관하지 마세요

Fong 2016. 7. 24. 23:14

스가른 전력 60 : 장마


더운건 좀 참겠는데 습한건 못참는 고온다습에 취약한 스가와라가 보고 싶었습니다.







덥다. 습하다. 후덥지근하고 끈적하게 달라붙는 후끈한 공기에 질식할 것 같았다. 비가 안으로 들어오지 않는 방향의 창문을 열면 갑자기 들어가는 냉기에 기분이 좋아지지만 곧 더 눅눅해지는 공기에 숨 쉬는 것조차 힘들어진다.

연습하던 학생들 모두가 그 더운 공기에 잠겨 연습을 계속했다. 스가와라 코우시 한 사람을 빼고 모두가 그 불편함을 감수하고 연습을 하고 있다. 그렇게 믿고 생각하며 계속해서 연습할 수밖에 없다. 덥고 끈적해서 더 이상 못하겠다고 징징거리는 1학년도 아니었고 연습을 조금 게으르게 해도 되는 위치의 사람이 아니다.

3학년이고 부주장이다. 레귤러를 1학년에게 빼앗겼어도 절대 노력하기를 멈추지 않는 그러니 이 더위도 아무것도 아닌, 아니라고 생각해야 한다. 끝없이 솟구치는 불쾌지수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외모는 선량한 천사지만 내용물은 아저씨나 다름없다는 평가에는 반전매력이라고 말할 수 있었지만, 까탈스러운 것은 그 어떤 것으로도 포장할 수 없었다. 음식은 괜찮지만 잠자리라던가 습도나 냄새에는 예민했다. 그런 스가와라를 잘 아는 사와무라가 힐끗힐끗 자신을 쳐다보는 것도 알고 있다.

그게 더 짜증나! 심호흡을 하고 공을 한 손으로 들어 강하게 때렸다. 반대편의 코트로 내려앉아야 할 공이 둥실둥실 떠오르지 않고 네트의 가장 가까운 곳에 있던 사와무라의 뒤통수에 부딪쳤다. 헉, 하고 스가와라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한번 때린 공은 되돌릴 수 없다.

사와무라의 뒤통수에 맞을 것이라 예상한 두 번째 사람은 츠키시마와 아사히 였을 것이다. 세 번째로 안 것은 반대편에 있던 노야였던 것 같다. 사와무라를 부르려고 다이치의 다 까지만 말을 했다.


“다, 다이치!? 괜찮아!?”


코치와 배구부에 있는 모든 사람이 사와무라에게로 몰렸다. 뒤통수를 잡고 주저앉았던 사와무라가 끙끙 앓는 소리를 냈다. 괜찮아, 라고 말했지만 전혀 괜찮은 목소리가 아니었다. 결국 10분간 쉬는 시간이 주어졌다.

걱정이 된 스가와라가 사와무라를 부축해서 후덥지근한 체육관을 벗어났다. 다행이도 학교로 가는 길 까지는 비를 맞지 않도록 지붕이 있었지만, 바람이 불면 비를 전부 맞아야 했다. 그래도 조금이나마 시원한 곳으로 데려가기 위해서 나섰다.


“다이치, 괜찮아? 미안해.”

“일부러 그런 건 아니지?”

“뭐!? 내가 그럴 리 없….”


사와무라의 말에 발끈한 스가와라가 부축하다 말고 사와무라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예고 없이 사와무라의 입술이 닿아 왔다. 말캉하고 더운 혀가 입안으로 들어와서 그렇지 않아도 뜨거운 스가와라의 입안을 휘젓는 것이 몸을 휘젓는 것 같았다.

스가와라가 살짝 사와무라의 어깨를 밀어냈다. 다른 사람이 보면 어떡해, 라는 의미였다. 하지만 사와무라는 오히려 부축하기 위해 맞붙어 있는 어깨를 더욱 자신 쪽으로 당겼다. 아무도 안 봐, 라고 말하고 있었다.

체육관에서 덥다며 불만을 표출하던 스가와라의 얼굴이 잠시 풀렸다가 더 붉어졌다. 사와무라가 놓아줄 때 까지 붙어있다가 입술이 떨어지고 나서야 투덜거렸다.


“더워.”

“그래서 잠깐 나왔잖아.”


마치 일부러 맞아주기라도 한 것처럼 아니, 마치 일부터 뒤통수를 가격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일부러 한 것이 아닌데. 물론 사와무라의 태도는 조금 짜증났지만 고의가 아니었다. 정말로.


“솔직히 체육관 너무 더운 것 같아. 에어컨 있으면 뛰었을 텐데.”

“학교에 그런 게 어디있어.”


멀리 갈 것도 없이 본교로 들어가는 문 앞에 앉았다. 다행이 계단은 젖지 않아서 두 사람이 엉덩이를 붙이고 앉았다. 등 뒤로 와닿는 유리와 철의 차가운 느낌이 좋았다. 적어도 저 뜨겁고 습한 체육관 보다는 나았다.


“그럼 에어컨 있으면 땀 흘려도 상관없다는 거야?”

“응.”


주저 없이 바로 대답하는 스가와라의 목소리에 사와무라가 허탈하게 웃었다. 당연하잖아? 라는 표정이었다. 머리부터 등까지 전부 문에 기대고 있었다. 온 몸으로 찬 기운을 다 받아가겠다는 각오가 보였다. 저렇게 더운데 어쩌자고 운동을 시작한 걸까.

빗줄기가 더욱 거칠어지고 있었다. 오후에 폭우경보가 올지도 모른다는 기상 케스터의 말이 떠올랐다. 잠들어 버릴 것 같은 스가와라에게 물었다.


“스가와라.”

“왜?”

“우리집에 에어컨 있으니까 땀 흘리러 올래?”

“… 갈래.”


눈을 감은 스가와라의 뺨과 귀가 붉어져 있었다. 겨우 원래의 색으로 돌아왔던 얼굴이 다시 물들고 있었다. 가자, 하고 사와무라가 일어서서 두 걸음을 먼저 앞서서 나가자 그 뒤를 스가와라가 쫄래쫄래 쫓아갔다.

라면도 끓여줄 거야? 그러지 뭐. 사와무라의 대답에 스가와라가 마냥 웃었다. 다시 체육관에 들어섰다. 여전히 후덥지근하고 덥고 괴로운 공기였지만 방금 전 만큼 괴롭지는 않았다.





사실은 제가 고운다습한 곳에서 살지 못합니다..

더운건 참는데 습한건 정말... 죽을거 같아요..ㅠㅠㅠ

꿉꿉한게 싫어서 계속 에어컨 틀며 살고 있네요.

더위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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