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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호 스트레이독스

[츄아쿠] 神

Fong 2017. 11. 11. 00:26


아쿠른 전력 60 :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 영화 아가씨


컬러버스 AU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세상은 오로지 빛과 어둠뿐이었다. 자신을 주워주고 길러 주었던 사람은 평생 빛과 어둠뿐이라 하더라도 거울로 보는데 하등의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 했다. 검은 머리카락에 아랫부분만 약간의 하얀색이 남아있는 흰 피부. 이것이 자신을 나타내는 전부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아쿠타가와는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사람과 만나게 되고 여러 가지를 배우고 듣고 난 후에야 운명의 사람과 만나면 이 세상의 색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마 세상의 색을 보고 나면 포트 마피아에서 그동안 해왔던 것들을 하지 못할 것이라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와 동시에 아쿠타가와는 자신에게 운명의 사람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평생 어둠과 빛으로 보이는 세상에서 살아가는 것이 자신의 삶에 가장 잘 맞는 것이라 생각했다. 아쿠타가와에게 있어서 그 흑백의 세상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아쿠타가와는 스스로의 삶에 대해서 그리 엄청난 가치를 두고 있지 않았다. 약한 자는 죽고 강한 자는 이겨서 살아남는다. 약함 중의 약함을 맛보았던 아쿠타가와는 절대로 약하고 싶지 않았다. 그저 하루하루를 자신의 강함을 증명함으로 살아오는 것이 전부였다. 자신이 약해서 죽는다면 그것 또한 납득할 수 있었다.


“이거, 츄야한테 좀 전해줘.”


자신을 가르치고 어둠과 가장 잘 어울리는 포트마피아로 끌어준 그가 아쿠타가와에게 명령했다. 아쿠타가와에게 그는 절대적이었으며, 그 어둠에서 이끌어주는 빛과도 같은 존재였다.


“네, 알겠습니다.”


그는 따분한 얼굴로 기지개를 펴고 목을 좌우로 비틀었다. 목에서 두두둑 하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등받이에 등을 기대고 아쿠타가와를 쳐다보았다. 어서 눈앞에서 사라지라는 눈이었다. 그는 자신의 신과 같은 존재였기에 그런 냉대를 받는다 하더라도 슬프다던가 괴롭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의 존재 자체가 아쿠타가와에게 있어서 신과 같기 때문이었다.

그의 명령에 따라 나카하라 츄야의 방으로 향했다. 서류수발은 가장 흔한 일중 하나였지만, 나카하라가 있는 집무실로 향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도 간부 후보중 한명이었고 4대 간부인 오자키 코요가 가장 신임하는 인물이기도 했다. 간부까지는 아니었으나, 한 무리의 우두머리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었다.

똑똑, 하고 문열고 들어감과 동시에 퍽, 하고 누군가의 머리가 바닥으로 던져지는 소리가 들렸다. 괴로워하는 신음소리가 났으나 피는 나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 두어번 더 저렇게 던져지면 피가 나겠지.

나카하라는 모자도 벗고 자신이 맞춘 정장도 벗어버리고 셔츠와 바지만 입고 책상위에 앉아서 자신의 부하들이 한 남자를 때리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마도 무언가의 자백을 받거나, 처벌하고 있었겠지.


“다자이 간부님 심부름으로 왔습니다.”


그 이름을 듣자 마자 나카하라는 신경질적으로 아쿠타가와를 보았다. 입에는 흰색에 새하얀 연기가 나는 기다란 막대를 물고 있었는데, 그 끝은 어둠속의 반딧불이처럼 빛났다. 반딧불이를 본 적이 없어 장담할 수 없었지만, 매우 따뜻할 것 같은 색으로 빛이 났다.

나카하라에게로 다가갈수록 그 색이 선명히 보였다. 신기하게 그 빛나는 곳을 바라보다가 나카하라를 보았다. 나카하라의 머리는 작은 빛보다 조금 더 진한색을 띄고 있었다. 강렬하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본적 없는 색이었다.

당황한 것은 나카하라도 마찬가지였는지 그 눈동자가 떨렸다.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맑고 투명하고 계속해서 보고 싶은 색이었다. 나카하라는 서류를 받기 위해 손을 뻗었으나 고장난 인형처럼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아쿠타가와를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가 점점 하얗고 창백했던 피부가 다른 색으로 물드는 것을 보고 담배를 떨어뜨렸다.


“너...!”


나카하라가 아쿠타가와에게로 걸어가서 그 손을 잡았다. 서류가 구겨졌지만 별 상관하지 않았다. 한참을 아쿠타가와를 바라보다가 창백하기만 했던 피부를 쓸어보았다. 전혀 다른 색으로 물든 뺨을 엄지로 살짝 눌러보았지만 여전히 흰색이 아닌 다른색이 물들여저 있었다.

나카하라는 웃었다. 그것이 슬픔인지 기쁨인지 아니면 허탈함인지는 몰랐으나, 그의 웃음에 아쿠타가와는 가슴이 뛰었다. 운명이라는 것이 있다면 아마 이런 기분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나카하라의 안정되는 눈을 바라보았다.


“시간날 때 언제든지 찾아와.”


지금까지 몇 번이고 나카하라의 목소리를 들었지만, 오늘만큼 감미롭고 아름답게 들린 적은 없었다. 나카하라의 그 말에 아쿠타가와는 고개를 끄덕이며 작게 대답했다. 떠나고 싶지 않았다. 자신의 눈에 들어오는 그 선명한 색에 취하고 싶었다.

항상 그에게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뿐이었던 아쿠타가와였지만, 오늘만큼은, 오늘부터는 아니게 되었다. 아쿠타가와는 마냥 그의 얼굴을 보고 싶었고 그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다. 그 존재만으로도 기쁘다고 생각된 것은 두 번째였다. 그러나 첫 번째 보다 강렬하고 자극적이며 같이 있는 것 그 외의 것들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쿠타가와는 그 날로 조금씩 나카하라를 만나기 시작했다. 그날은 저녁을 먹었다. 그 다음날도 점심을 함께했고, 2주정도 지난 후에는 함께 밤산책을 했고 다자이가 출장을 간 날에는 나카하라의 집무실에서 각자의 일을 했다.

나카하라가 끓여주는 커피는 향긋했다. 나카하라는 그와 달리 자신에게 무언가 해주는 사람이었다. 난생 처음 받는 호의에 아쿠타가와는 그가 자신의 신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했지만, 계속해서 그를 따랐다. 나카하라는 조금 탐탁지 않게 여기는 듯 했으나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포트 마피아에서 연말 파티가 있던 날, 술에 취한 아쿠타가와는 나카하라의 집에서 나카하라와 손을 맞잡고 잠들었다. 새해부터는 자신이 사용하던 물건들을 천천히 바꾸기 시작했다. 나카하라가 사준 손수건, 나카하라가 사준 폼클랜징, 샴푸, 옷, 속옷까지도 전부. 그 코트 외의 모든 것은 나카하라가 준 것으로 바꾸었다.

그러나 아쿠타가와의 신은 바뀌었다는 것을 알아차려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마치 알아차리지 못한 것처럼, 그런 것 따윈 상관없다는 태도를 취했다. 그저 그의 말에 복종하고 따르는 것으로 만족하는 신이었다.

아쿠타가와의 신은 자신이 다른 신을 섬기는 것도 용납하는 존재인 모양이었다. 사실은 신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그는 길을 이끌어주긴 했으나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 준 존재는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원래부터 아쿠타가와 혼자 신이라 생각했을 뿐이었다.

그러니 그에게서 떠나 나카하라와 함께 길을 떠난다 하더라도 그는 싫어하지 않을 것이다. 아쿠타가와는 이제 아무것도 두렵고, 무섭지 않았다. 설령 나카하라가 자신의 인생을 망치러 왔다 하더라도 나카하라는 아쿠타가와의 구원자이기 때문이었다.







너무 급히 경황없이 제가 쓰고 싶은 느낌만ㅋㅋㅋㅋㅋ 썼네요.

주제가 너무 좋은데 지나치고 싶지는 않고 시간은 없고 컬러버스는 쓰고싶고!!!!!


욕심이 인간을 망치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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