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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호 스트레이독스

[츄아쿠] 관찰자의 시선

Fong 2017. 11. 26. 23:25

아쿠른 전력 60


사랑이라고 쓰자

더 이상 아무것도 쓸 수 없게 되었다.

다자이 오사무 / 사양





사랑이란 무엇인가. 누군가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겨 목숨까지 버릴 수 있는 것? 인간에게 있어 모두가 보편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감정? 질투와 미움의 근원? 愛 이라는 한자를 보면 알 듯이 마음을 오랫동안 담아둔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감정이다.

오랜시간 담는다는 것만이 사랑이 아니라고는 생각되지만, 오래 달일수록 보약도 진국만 남는 것처럼, 감정도 가장 순수한 것들만 남는 것이 분명했다. 인내를 가지고 하나만을 보며 오만감정을 수습하며 묻어두는 그것, 그 존재에 비하면 세상 그 어떤 것도 비교할 수 없게 되는 그것.


“쿠니키다 군, 자네는 사랑이 뭐라고 생각하는가?”


차가 막혀 조금 늦는다는 의뢰인을 기다리는 쿠니키다에게 다자이가 물었다. 자신의 노트를 보며 오만상을 찌푸리던 쿠니키다가 상황과 전혀 맞지 않는 질문에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다자이를 보았다.

정작 다자이는 창밖으로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이곳에 들어왔을 때부터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카페 직원도 생각보다 미인이었는데 돌아보지도 않을 정도였다. 뭐가 그렇게 신경쓰이길래, 라는 생각으로 창밖을 보았으나 딱히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없었다.


“좋아하는 감정이겠지.”

“쿠니키다군은 사장님을 좋아하니까 사랑하고 있나?”

“그게 무슨 한심한 소리냐. 사장님은 존경하는 분이다. 그거랑 네가 말하는 사랑은 전혀 다르잖아!”


끝까지 쿠니키다는 보지도 않는 다자이에게 화가 나서 소리를 버럭 질렀다가 주변의 시선에 목을 가다듬으며 앉았다. 불난 집에 기름을 들이 붓는 느낌에 화가 가라앉지 않았다.


“그나저나 넌 뭘 그렇게 계속 보고 있는 거냐?”

“아는 사람이 둘 있는데, 한명은 전 동료 한명은 전 부하인데 전혀 친할거라고 생각하지 않았거든? 그런데 오늘 같이 가고 있네.”


전 동료, 나카하라 츄야와 전 부하인 아쿠타가와 류노스케가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있었다. 매일 입는 칙칙한 옷이 아닌, 정말로 평범한 옷이었다. 나카하라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아쿠타가와가 자신이 준 코트가 아닌 다른 옷을 입고 거리를 돌아다닌다는 것이 놀라움을 넘어선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임무이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해 보려 해도 손을 잡고 걷는다는 것은 용납하기 힘들었다. 게다가 무언가를 고르고 있지 않은가. 맞은편 건물은 백화점이었고 한쪽 전면이 유리로 된 곳이었다. 자리를 안내받자마자 딱 맞은편 자리에 앉아서 커피와 케이크 아마도 파르페로 추정되는 것을 먹는 두 사람을 발견하지 못했더라면 다자이도 오뎅꼬치에 눈이 먼 고양이처럼 시선을 빼앗기지는 않았을 터였다.

게다가 아쿠타가와는 모르는 것 같았으나 나카하라는 다자이를 알아보고는 세 번째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두 사람 다 시력이 좋은 탓이었다. 아쿠타가와도 시력은 좋지만 주위를 둘러보지는 않아 모르는 것 같았다.

무슨 말을 하는지는 모르지만 즐겁게 보인다는 것은 사실이었다. 나카하라는 원래 웃는 사람이니 별 신경은 쓰지 않지만, 그 말을 듣는 아쿠타가와의 표정이 누그러져 있었다. 항상 잔뜩 긴장해서 날카로운 분위기를 내던 아쿠타가와는 작게 웃음 짓기도 했다. 믿기지 않았다.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있었나?”

“아니. 전-혀. 동료와는 악연이라 솔직히 꼴도 보고 싶지 않고, 부하라는 놈은 학습 능력도 떨어지고 할 줄 아는 것도 없으면서 뭔가 해보려고 날뛰다가 그르친 일이 대부분이지.”


두 사람이 무언가를 골랐다. 서서 무언가를 보고 잠시 유리창에서 떨어졌다가 왔다갔다 움직이는 다리만 보였다. 무언가를 고르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럼 무슨 상관인데?”

“너무 생각지도 못한 조합이라서?”

“그런 것 치곤 과한데.”


그냥 놀랐다는 것 외의 다른 행위가 필요한 건가? 눈앞의 사람은 물론이고 주문한 커피는 한 모금도 마시지 않은 상태로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말하는 목소리는 가벼웠으나 눈은 살벌했다. 적어도 쿠니키다가 알고 있던 다자이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과하다고?”


다자이가 처음으로 쿠니키다를 보았다. 날카롭게 물어오는 목소리가 둘 중 한명은 마치 자신의 애인이 바람피우는 장면을 봤는데 과하다고 하는 거야? 라고 묻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다자이가 말한 정보대로라면 과민반응인 것이 맞다. 옆 건물이어서 망정이지 바로 옆이었으면 엄청난 실례이지 않은가.


“과하지. 아무런 감정이 없었다면 너에겐 간섭은 물론이고 감정을 느낄 리가 없지.”


게다가 이제 넌 탐정사 소속이니 저 사람들과는 전혀 관계가 없지. 라고 덧붙여서 말해주는 덕분에 다자이는 자신의 그들에게 관여하는 것이 과하다는 것을 자각했다. 그래 너무 신기한 생물들끼리 연애를 한다고 하니 놀란 것 뿐임이 틀림없다.

쿠니키다와 이야기를 마치고 보니 어느새 두 사람은 건물 밖으로 나와 거리를 걷고 있었다. 따로따로 걷고 있었다. 아쿠타가와가 향하는 방향은 자신의 집 쪽이었고 나카하라는 아마도 포트마피아 본부 쪽으로 향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 두 사람이 사랑을 할 줄 안다는게 신기했을 뿐일세.”


나카하라는 후한 사람이지만, 사랑은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고 아쿠타가와는 사랑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절대 사랑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이 사랑을 하고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자신이 없는 사이에 변한 두 사람이 낮설게 느껴졌다.

나카하라 츄야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아마도 사랑을 하고 있다. 서로를 마음에 두고 오랜 시간동안 품고 있다. 언제부터? 아니지. 거기까지는 자신이 끼어들 곳이 아니지. 사랑이라고는 알지도 못할 것 같은 사람들이 사랑을 하고 있다.






쓰다만 느낌이죠 죄송합니다 시간이.. 없.. 네요...ㅠ.ㅠ.ㅠㅠㅠㅠㅠ


원래 두 사람이 임무겸사겸사 데이트 나와서 의뢰인을 죽이는 내용이엇는데(???)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이어보겠습니다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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