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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무/- ing

레몬메론레몬 已知

Fong 2014. 5. 10. 01:12

27화 보고 씀.


"알고 있었어."


타카토라의 목에서 손을 때려던 료마가 눈을 감은채 입을 여는 타카토라를 내려다 보았다. 도대체 언제부터 알고 있었던 걸까. 낮게 잠긴 목소리였지만, 또렷한 발음이었다. 손을 때려던 손을 멈춘 료마가 소리없이 웃었다. 진심으로 즐거워 보이는 표정으로 타카토라를 보았다.


"하고 싶으면 해."


눈을 뜬 타카토라와 시선이 닿았다. 무엇을 알고 있다는 걸까. 자신에 실망했다는 것? 목을 조르고 싶었다는 것? 그 병실에서 말했던 것이 다 거짓이라고 말할 생각인가? 하지만 타카토라의 얼굴은 그런 표정이 아니었다.

또 저 얼굴이다. 이해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이면서 그저 받아드리로 '인정'할 뿐, 아무것도 몰는 얼굴이었다. 묘하게 평온한 얼굴을 보니 화가 치밀었다.

헉, 하고 숨이 막히는 소리가 들렸다. 타카토라가 눈을 감았다. 손바닥에서 타카토라의 맥박이 느껴졌다. 손바닥에서 느껴지는 타카토라의 맥박은 강하게 뛰었다. 그의 몸이 달싹거리면서 평온하던 얼굴이 점점 여유를 잃어갔다.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니 웃음이 났다. 자신이 한 말을 후회할까? 자시신처럼 깊고 쓰라린 감정을 느낄까? 누군가가 보면 동정할 정도로 힘들어 보이는 얼굴이었지만, 타카토라의 손은 아직 침대 시트를 쥐어뜯을 뿐이었다. 여유가 있다는 소리였다.

고통으로 눈을 반쯤 뜬 타카토라가 꺽꺽거리는 소리를 내며 입을 열었다. 료마, 라고 부르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타카토라의 잘 정돈된 손톱이 살갖을 파고드는 감각이 나쁘지 않았다.


"이제 알 것 같아?"


숨을 몰아쉬는 타카토라가 흐트러진 모습으로 료마를 올려다 보았다. 그의 목을 압박하던 손을 떼어냈다. 기침을 멈추지도 못하고 입가에 흐른 타액이나 젖은 눈가를 수습하지도 못한 채, 혼돈에 빠진 눈으로 료마를 보았다. 이유를 묻는 얼굴이었다. 말하지 않은 걸까, 말하지 못하는 걸까.

너는 아직도 나를 모르는구나, 하고 료마가 생각했다. 턱까지 차오르는 이 말을 내뱉는다고 하더라도 그가 알아들을리 없었다.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하하하... 하하하하하하!!"


왜 모르는 걸까. 왜 네가 모르는 걸까. 분명 알텐데, 나의 공감자는 너 뿐일 텐데. 하고싶은 말이 많았지만 그런것은 입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그저 미친듯이 웃음만 나왔다.

배신당했다. 절대적인 이해자는 원래 이해자가 아니었다. 모든것이 혼자만의 착각이었다. 착각한 나는 잘못이 없다고 생각했다. 착각하게 만든 타카토라의 잘못이다. 이 모든것이 타카토라의 잘못이다.


"료마."


갈라지는 목소리로 자신 위에 올라탄 남자의 이름을 부른 타카토라는 방금 전 까지 료마의 손등을 뜯었던 그 손을 뻗었다. 료마의 얼굴로 뻗은 손은 눈가에 맺힌 액채를 닦아냈다. 타카토라의 손이 그 액체를 닦아냄과 동시에 그 투명한 액체가 타카토라의 얼굴에 떨어졌다.

걱정스러운 얼굴이었다. 그래, 또 저런 얼굴을 하고 있었다. 다 이해하는 것 같은 저 표정, 이 행동, 저 말. 이제 두번 다시는 넘어가지 않으리라.

고개를 숙인 료마의 얼굴에서 떨어지는 눈물들이 타카토라의 가슴에 떨어졌다.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다 아는 것 같은 타카토라의 손은 더 이상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깊은 한숨소리가 귓가에 들렸다.

방안을 비추기 시작한 미명이 울음소리에 침묵했다.




그냥 브레스컨트롤이 보고싶었는데 도대체 왜 이렇게 된건지 잘 모르겠다... :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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