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을 걸어요
※ 피겨 스케이트 AU※ 원작과 나이 설명 및 차이가 다릅니다. 목이 말랐다. 칼칼한 느낌에 눈을 떠 협탁 위를 더듬다가 자신의 협탁에 있을 리가 없는 알람시계가 닿았다. 이게 뭐지? 이제 막 새벽빛이 들기 시작하는 시간의 어슴푸레한 환경에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원래라면 약간의 싸늘한 공기를 머금어야 하는데 오늘따라 따뜻하다. 그리고 침대 바로 맞은편에 제멋대로 뻗친 머리를 한 자신의 모습이 보였다. 자신의 집이라면 이루어질 수 없는 가구배치였다. “여긴 어디지.” 난생 처음 보는 집. 깨끗하고 청결하고 섬유유연제의 냄새가 배여 있는 포근한 흰색 이불. 옷장과 종이로 된 상자로 추정되는 것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설마 오이카와의 집인가? 그렇다기엔 지나치게 말끔한 거 같은데, 일단 이불에서 나와야겠..
※ 피겨 스케이트 AU※ 원작과 나이 설정 및 차이가 있습니다. 스가와라의 앞에서 공공연하게 빙판 위에 서서 자신을 봐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관계가 되다니. 카게야마는 벅찬 기분이 휩싸여 있었다. 지금까지 만난 스가와라 코우시와의 시간들은 정말 순간적인 것들뿐이었기 때문에 홈 링크로 사용하는 곳만 가면 스가와라가 있다는 사실이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스가와라나 카게야마 자신이 그만두지 않는 한, 억지로 비집고 들어가거나 제발 같은 시드, 같은 조가 되기를 기원하는 기도나 소망 같은 것을 품지 않아도 된다. 링크장 위에 올라가는 것보다도 더 긴장되는 시간을 품지 않아도 될 나날들이 감격스러웠다. 음악이 시작되는 순간, 카게야마는 지금까지 자신과 동경하던 스가와라와의 짧지만 잊혀지지 않는 기억들을 하나하나 ..
※ 피겨 스케이트 AU※ 원작과 나이 설정 및 나이차가 다릅니다.※ 타컾요소 (쿠로아카) 주의. 사무실에 도착한 스가와라는 담당자를 통해서 지금 당장 코치로 활동할 수 없다는 것과 선수 시절에 맺었던 몇 가지 광고 및 계약들이 아직 파기되지 않은 상태라는 것을 전달받았다. 아직까지는 선수인 스가와라의 이미지를 사용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췄음으로 선수가 아닌 코치로 회사외 계약되었을 때의 수익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계산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 다음 달에 코치로서의 스가와라의 계약을 맺기로 하고 일이 끝났다. 같이 온 우카이 감독은 스가와라가 미팅룸에 들어가기 전 까지 있었으나 언젠가 부터 사라져 있었다. 손님 대기를 위한 소파에는 카게야마가 티백녹차를 마시며 계약서를 훑어보고 있었다. 맞은편의 담당자는 계..
※ 피겨 스케이트 AU※ 원작과 나이 설정이 다릅니다. 그랑프리 파이널 3위, 세계 정상급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지명도가 있는 수준이었다. 올림픽 선수권에는 들지 못했지만,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3위를 차지한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1위인 오이카와 토오루에게 ‘완벽한’ 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면 그에게는 ‘행복한’이라는 수식어가 더 자주 붙는 스가와라 코우시는 눈 하나 깜박 하지 않는 웃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저는 이번 그랑프리 파이널을 마지막으로 선수가 아닌 코치로 미래의 인재를 키우겠습니다.”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발언에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1위의 자리에 앉아있던 오이카와 마저도 토끼눈을 뜨고 스가와라를 바라보았다. 스가와라가 소속된 카라스노 소속사의 감..
스가른 전력 60 : 질투 “자- 자리에 앉아라. 자습자습.” 비오는 날의 체육시간은 어쩔 수가 없다. 그렇지 않아도 적은 체육 수업을 이렇게 까먹어도 되는 걸까 같은 생각을 하던 체육교사 쿠로오 테츠로는 자리에는 앉았으나 전혀 조용해지지 않는 반 학생들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비 오는 날에 하는 축구도 참 재미있는데 말야, 그랬다간 학부모의 항의 전화가 빗발칠 것이다. 쿠로오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선생님 애인 있으세요?” 아직도 이걸 묻는 학생이 있나? 생각해보니 이 교실에서는 말한 적이 없는 모양이다. 애인 이야기에 눈을 반짝이는 학생들이 몇이나 되었다. 이거면 조용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미안하다 내 추억, 미안해 전 애인! “지금은 없지.”“그럼 과거에는 있었어요? 전 애인!?”“그..